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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인데도 사라진 꽃다발… 시들어가는 화훼업계

“꽃보다 실용적인 선물” 졸업·입학 시즌에 손님 ‘뚝’
업계 “청탁금지법·불경기 탓… 절반 이상 고사 위기”

“청탁금지법 이후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한 상태에서 그나마 졸업과 입학 시즌에는 판매가 좀 될 줄 알았는데, 역시나 손님이 뚝 끊긴 상태네요.” 20년째 수원 화서동에서 화훼농가를 운영 중인 김모(45)씨는 대목 시즌인데도 손님들이 꽃 구매를 꺼리고 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경기도내 화훼농가들이 최근 대목인 졸업과 입학 시즌을 맞았음에도 경기 침체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영향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가 크게 줄어드는 등 경영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내 상당수의 초·중·고등학교가 지난 9일부터 졸업과 입학식을 실시하거나 진행 중이다.

이 기간은 화훼농가들에게 연중 꽃 소비가 가장 많은 대목 중 하나로, 농가들은 이달 초부터 판매가 늘면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경기 불황 등으로 살림살이가 예년보다 팍팍해진데다 지난 10월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으로 입학과 졸업 시즌이 무색케할 정도로 여전히 판매가 부진해 고사 위기에 처할 정도로 관련업계의 어려움이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화서동 화훼농가를 운영 중인 김 씨는 “작년에 비해 절대 가격이 비싼 게 아닌데 경기가 어렵다 보니 손님들이 구매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수원과 화성, 용인 등지에 위치한 화훼농가에서 판매되는 꽃 한다발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인 평균 2~3만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구매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회사원 한모(36) 씨는 “지난 주 금요일이 조카 졸업식이라 지갑 사정이 어려워도 꽃 한다발 사 가려고 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며 “주변에서도 요즘엔 꽃 보다 실용적인 선물을 주는 추세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고양에서 화훼농가를 운영하는 또 다른 김모(43) 씨는 “이제 화훼 농가의 결혼 등 대목은 아예 사라진 상태다.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과 맞물려 경기불황 등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손님들이 꽃을 살 엄두를 아예 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화훼농가 다 죽이는 청탁금지법이 지속된다면 지역 화훼농가 절반 이상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상훈기자 l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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