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설]사교육 폐지, 법으로라도 막을 수 있다면…

지난해 통계가 하나 발표됐다. 2015년 우리나라 초·중·고생 한 사람이 한 달 평균 지출한 사교육비는 24만 4000원이라는 것이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전국 초·중·고 1천244개 학교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3년 연속 늘어난 역대 최고 액수를 기록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사교육을 받지 못한 대부분의 학생들을 감안한다면 이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대학입학예비고사가 실시된 지 50년 가까이 지출한 사교육비는 천문학적이어서 한숨이 절로 나올 법하다.

이러한 가운데 남경필 경기지사가 획기적인 사교육 대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민투표를 통해 사교육을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그의 대표적 공약 가운데 모병제보다 이를 더 중시하겠단다. 남 지사는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를 실시, 사교육 폐지에 대한 찬반을 묻고, 사교육 폐지 찬성 의견이 많으면 사교육의 범위와 사회적 처벌 수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사교육을 폐지하는 대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방과후 교육을 위한 초·중등 교사 채용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영재고, 특목고, 자사고 등 6단계로 나뉜 고교 입시가 고교 서열화와 초·중학교 사교육 열풍의 근원이라고 보고 소수의 영재고와 예술고, 체육고, 특성화고를 제외한 특목고와 자사고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1970년대 초 중학교 무시험 추첨입학에 실시됐다. 곧이어 고교도 평준화됐다. 중학교 때부터 입시전쟁을 치르기 위한 사교육을 줄여보겠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이는 학력의 하향 평준화를 불러왔고, 사교육은 더욱 기승을 부렸다. 전두환 정권은 재수를 위한 일부 입시학원만을 남기고 대학생 및 입주과외를 전면 폐지시켰다. 폐단도 컸지만 어느 정도 사교육을 잡는데 기여한 건 사실이다. 민주화 바람을 타고 평준화를 보완하는 편법으로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목고가 우후죽순처럼 설립돼 이곳을 들어가기 위한 사교육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아무리 교육열이 세계 최고라고는 하지만 강남의 일부 사립유치원은 대학등록금을 능가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를 강제할 방법도 만만치 않다. 국민투표를 해서라도 사교육의 폐해를 없애보자는 남 지사의 생각이 눈길을 끄는 요즘이다. 남 지사 말고도 다른 대선 주자들 역시 국민의 관심인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교육제도의 개선을 통해 법으로라도 사교육을 막을 수 있다면 학부모들은 두 손들어 환영할 일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