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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과시욕으로 쌓은 사냥터가 예술城으로 ‘황홀한 변신’

테마여행가가 들려주는 프랑스-퐁텐블로 성
(Chateau de Fontainebleau)

 

 

왕족들의 사냥집 있던 곳 증·개축
다양한 건축양식, 파노라마처럼 이어져

나폴레옹 1세, 1814년 유배 떠나면서
마지막 인사했던 ‘백마의 뜰’도 유명

이탈리아 화가 작품들 만날 수 있어
무도회장의 화려한 장식에 관람객 탄성


파리에서 남쪽으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퐁텐블로 성은 1만 7천ha 규모의 퐁텐블로 숲에 자리하고 있다. 나폴레옹 1세가 천혜의 유배지 ‘세인트 헬레나’ 섬에서 퐁텐블로 궁전을 회상하며 “몇 세기에 걸친 왕들의 진정한 집이다”라고 표현할만큼 이 곳은 프랑스를 다스리던 왕들이 가장 선호하던 궁전이었다. 퐁텐블로 성은 원래는 왕족들의 사냥 집이 있던 곳이었는데, 역대 왕들에 의해 증·개축돼 중세에서 18세기 말까지의 다양한 건축 양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사냥하기에 안성맞춤이라 수행원을 거느린 왕이 선호하던 곳으로, 1137년 ‘루이 7세’가 정착하기 시작해 1870년 나폴레옹 3세의 제 2제정까지 약 700년에 걸쳐 왕들의 거처로 이용, 당대의 유행과 왕의 선호에 따라서 왕궁을 증축하고 새로운 실내장식으로 치장한 것이 시대별로 남아있어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성 안에는 예술 작품에 관심이 많던 왕들이 오랜 기간 동안 수집해온 수많은 걸작품들이 잘 보존돼 있으며, 정원 역시 여러 세대의 왕들이 거치며 나름대로 아름답게 가꿔 놓았다. 녹음이 우거진 광활한 숲은 사냥을 즐기던 왕들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 역사

영국과의 백년전쟁이 시작되면서 수도인 파리를 버리고 르와르 고성지대로 왕정을 옮기면서 퐁텐블로 궁전은 소외 당하지만, 다시금 파리를 정치의 중심지로 만든 왕은 ‘프랑스와 1세’(1494-1547)이다. 스페인에 볼모로 잡혀있다가 돌아오자마자 루브르 궁전을 확장하고, 1528년부터 삶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르네상스 양식으로 재건축하면서, 이탈리아 예술가 ‘로소(Rosso)’, ‘르 프리마티스(Le Primatice)’를 초청해 프레스코화로 실내장식을 한다.

부르봉 가문의 시조인 ‘앙리 4세’(1553-1610)는 퐁텐블로 궁전에 유난히 집착해 자주 이 곳에 머물면서 보수 및 증축 공사를 한다. 이 곳에서 태어난 아들 ‘루이 13세’ (1601-1643)에 이르러 삼위일체 성당의 장식을 완성하고, 궁전의 첫 얼굴인 말발굽 형태의 계단을 완성한다.

베르사유 궁전 건설에 열중한 ‘루이 14세’ (1638-1715), ‘루이 15세’, ‘루이 16세’도 매년 가을 사냥철에 정기적으로 왕정자체가 머무르며 프랑스를 다스린다.

1804년 12월 2일 황제대관식을 위해 불러들인 교황 ‘비오 7세’를 맞이하기 위해 새로이 가구들을 들이고,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한다. 또한 1812년부터 1814년까지 교황이 유배생활을 한다.

이후 나폴레옹은 황비 ‘조세핀’과 함께 살기 위해 가구와 장식을 갖추고, 재혼한 오스트리아 황녀 ‘마리 루이즈’를 위해 더욱 아름답게 탈바꿈시킨다.

왕이 사용하던 방을 ‘왕관의 방’으로 바꾸고, 공식적인 회의 및 사신을 맞이하는 공간으로 이용한다. 지금도 천장에는 왕조를 상징하는 백합문양이 남아있다.

프랑스의 마지막 왕 ‘루이 필립’ (1773-1850)은 방계가문에서 왕이 됐기 때문에 더욱더 궁전을 화려하게 치장해 자신의 영향력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제 2공화국의 대통령으로 지내다가 쿠데타를 일으켜서 황제가 된 ‘나폴레옹 3세’(1808-1873)도 궁전을 치장하는데 열중한다.



 

 

 

■ 백마의 뜰

금으로 도금된 독수리의 양날개가 화려하게 장식된 정문을 들어서면 붉은 벽돌로 지은 건물에 둘러싸인 디귿자 형태의 중정이 나온다. 전쟁에서 패하고 황제 포기각서에 사인한 ‘나폴레옹 1세’가 1814년 4월 20일 엘바 섬으로 유배를 떠나면서, 황제의 친위대와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며 울음바다로 변했던 곳으로, ‘꾸흐 데 자듀’(작별의 뜰)라고도 불린다.



■ 나폴레옹 박물관

1986년부터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기 시작한 곳으로, 나폴레옹 황제시절인 1804년부터 1815년까지의 유물들과 나폴레옹 형제자매와 두 명의 부인, 아들인 ‘애글롱’이 사용하던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 완벽하게 복원된 야전 텐트, 유명한 프록코트와 삼각모, 그림, 조각, 가구를 비롯해 보석으로 치장된 귀중품, 황제의 대관식 장면, 사용하던 잠옷, 메달과 화려한 무기가 황실의 영광을 보여주는 듯 하다.

작품에서는 금줄로 수 놓은 신발과 흰 비단옷, 나폴레옹의 문장인 벌이 수 놓인 벨벳 외투, 흰장갑, 머플러, 목에 걸었던 ‘레지옹 도뇌흐 훈장’, 오른손에 들고 있는 홀, 의자 위에 올려져 있는 지구본과 정의의 손이 황제의 권위와 정통성을 보여준다.

나폴레옹이 대관식에서 입었던 흰 비단 튜닉이 바로 옆의 유리관에 전시돼 있고, 대관식에 찼던 비단허리띠와 금 도금된 검이 소장돼 있다. 1804년 12월 2일 황제 대관식에서 허리에 찼던 이 검은, 황제가 되기 전 제 1통령으로 선출된 나폴레옹의 권위를 상징하기 위해 1801년부터 제작되기 시작하였다.

황제 대관식에 사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부랴부랴 손잡이 부분을 금과 보석으로 치장하고, 현재는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136 캐럿짜리 다이아몬드 ‘섭정’을 중앙에 박아 넣었었다.

천상 타고난 군인이던 나폴레옹은 특별한 행사가 없는 평상시에도 군 복장을 즐겨 입었는데, 특히 나폴레옹의 상징처럼 각인된 모자와 긴 외투가 인상적이다.

이 곳에는 마지막 유배지 ‘생트 헬렌’에서 나폴레옹이 입었던 회색과 녹색 외투가 전시돼 있다.

로마의 왕으로 불리던 나폴레옹의 아들 ‘애글롱’이 태어난 1811년 3월 20일 파리시가 황태자의 탄생을 축하하며 선물하였던 요람은 현재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보관돼 있고, 이 요람은 뛸르리 궁전에서 사용하던 것이다.



■ 프랑스와 1세의 갤러리

퐁텐블로 궁전에 정착했던 이탈리아 화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는 프랑스아 1세 갤러리에서 보이는 ‘F’는 프랑스와 1세를 나타내고, 왕의 수호동물인 불 뿜는 도마뱀이 보인다. 불을 끄는 능력도 갖춘 도마뱀은 분쟁을 다스리는 왕의 모습을 상징하고, 입에 문 보리이삭은 왕이 백성을 먹여 살린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잘려진 가죽이나 종이가 돌돌 말리는 모티브로 장식된 액자들 중에, 흰 코끼리는 옛 고대부터 고귀하고 지혜의 상징으로 신성시하던 동물로 프랑스와 1세를 나타낸다. 발치에 세 명의 인물은 우주를 구성하는 공기, 물, 불을 의인화한 것으로, 프랑스와 1세가 우주를 다스린다는 의미를 표현한 것이다.

옆의 작품은 그리스 신화 중에 신들이 변장하고 사랑하는 대상을 납치하는 장면 이야기를 표현한 것으로, 오른쪽은 말로 변장해 ‘필리흐(Philyre)’를 납치하는 ‘사튀흔느(Saturne)’ 를 묘사했고, 왼쪽은 주피터가 황소로 변장해 ‘유럽(Europe)’을 납치하는 장면을 표현한 것이다.


 

 

 


■ 무도회장

무도회장의 입구는 앙리 2세 치세말기에 완성된 것으로, 상대적으로 비좁고 어두운 통로를 지나자마자 330㎡ 정도의 넓은 공간에 화려하게 장식된 밝은 공간은 극적이다.

벽의 프레스코화 들은 1550년경에 ‘프리마티스(Primatice)’의 밑그림을 바탕으로 그려진 것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올림포스 신들의 이야기를 묘사한 것이다. 신들의 세계에서 음악의 신 아폴론과 뮤즈들의 평화롭고 조화로운 공연장면은 프랑스 왕국의 현실을 표현한다.

고대 반인 반수의 형상을 청동으로 본떠서 제작한 벽난로의 장식은 프랑스와 1세 시절에 만든 것으로, 프랑스 대혁명 때 파괴된 것을 1966년 로마에 현존하는 같은 모델에서 그대로 본을 떠서 복원한 것이다.

바닥과 천장에는 ‘앙리 2세’를 상징하는 ‘H’와 왕비 ‘까드린 드 메디치’를 상징하는 ‘C’, 왕의 애첩 ‘디안느’를 나타내는 ‘D’가 결합된 문양이 곳곳에 보인다.

/정리=민경화기자 mkh@



>>테마여행가 안완기는…

한국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그는 1992년 프랑스로 건너가 유럽의 건축을 공부했으며, 특히 프랑스의 풍부한 문화와 역사에 빠져 들게 됐다.

그는 이 나라의 문화에 대해 감상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아쉬움만 남기고 돌아서는 수 많은 여행객들을 보면서 프랑스를 제대로 느끼고 배우는 정직하고도 건강한 여행문화를 꿈꿨다.

지난 2003년부터 프랑스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홈페이지(www.algogaza.com)를 제작, 운영해 유용한 프랑스 여행관련 정보 및 자료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약력>

- 1986년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 1992년 프랑스 유학

- 1995년 Strasbourg 건축학교 수학

- 1998년 Val-de-Marne Paris 건축학교 수학

- 2002년 프랑스 테마여행 전문 가이드

- 2006년 ‘알고가자 프랑스’ 테마여행사 운영

- 2014년 ㈜OECD 대표부 대외협력부 근무

- 2014년 9월~ ‘알고가자’ VIP여행사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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