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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광주 고려인마을의 변화

 

광주광역시 고려인마을은 중앙아시아(특히 우즈베키스탄)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구소련 지역에서 ‘코리안드림’을 이루고자 찾아온 3천여 명의 고려인동포들이 살고 있는 집거지이다. 경기도 안산 고려인마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이다. 광주 하남공단의 배후 주거지인 월곡동에 고려인 노동자들이 터를 잡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부터이다. 2004년 9월 20여 명의 고려인들이 고려인 공동체를 구성했는데, 고려인 수가 급증하자 2009년 1월에 고려인종합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후 고려인교회(2009.9), 어린이집(2012.2), 고려인마을협동조합(2013.3), 고려인 지역아동센터(2013.7) 등이 차례로 설립되어 고려인공동체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2013년 10월에는 광주광역시의회가 전국에서 최초로 ‘광주광역시 고려인 주민 지원조례’를 제정했으며, 2014년에는 고려인마을이 법무부로부터 사단법인 허가도 받았다.

지난 3월1일 광주 고려인마을을 다시 찾았다. 2015년 여름에 재외한인학회 행사로 광주 고려인마을을 방문한 이래 3번째 방문이었다. 고려인마을에서 열리는 3·1절 기념행사의 참석과 지난해 언론에 소개된 ‘고려인마을 둘레길’을 둘러보기 위함이었다. 오후 2시가 다가오자 월곡2동 하남 제2어린이공원에는 우즈벡 전통의상의 고려인 아동들로 구성된 고려인마을아리랑가무단을 비롯해 이날 일을 나가지 않은 고려인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지역의 언론들도 많이 보였다.

이번 3·1절 기념행사는 고려인마을의 역사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예년과 달리 순서 중에 고려인마을에서 일용노동자로 살고 있는 전 타슈켄트문화대학 교수인 김 블라디미르가 최근 출간한 『광주에 내린 첫눈』에 실린 자작시 ‘고려인의 날’을 한국어로 번역한 계명대 정막래 교수와 함께 고려인주민들과 참석한 내빈 및 언론 취재진 앞에서 낭송했다. 이주노동자로 살아가는 고려인사회도 자신의 ‘지성(知性)’을 드러낸 것이다. 물론 70만이 넘은 재한중국동포사회가 2013년부터 매년 『동포문학』 작품집을 내고 있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아직 4만도 되지 않고 한국어를 상실한 고려인사회도 한국사회와는 ‘다르면서도 함께 할 수 있음’을 한국사회에 알린 셈이었다.

3.1절 행사 후, ‘2017 광주고려인마을 방문의 해’를 맞아 광주 고려인마을이 광주를 찾는 관광객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제작한 고려인마을 관광지도를 들고 고려인마을 둘레길도 걸어보았다.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를 중심으로 고려인마을 식당가와 고려FM 방송국, 어린이집, 공연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하남 제2어린이공원 등의 둘레길 코스를 따라 고려인식당과 빵집, 생활용품점들이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주 고려인마을을 “광주를 찾는 관광객이 반드시 방문할 수 있는 광주의 새로운 명소로 만들겠다.”라는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와 또 문태완 시의원 등 지역주민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빌었다. ‘고려인마을의 명소화’는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던 월곡동의 지역재생과 다름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3월15일 광주 고려인마을을 찾았다. 이번에는 고려인강제이주 8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박용수) 출범식에 참석했다. 지난 3.1절 행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강제이주 80주년 행사를 역사적인 조국, 대한민국에서 함께 기념하게 된 고려인동포를 따뜻하게 맞이하고 있는 광주시장과 시의회 의장, 광산구 구청장, 그리고 광주의 기독교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민사회단체도 함께 했다. 또한 이날 고려인마을에서는 고려인마을미용봉사단의 이름으로 새로운 고려인 생활업소, 미장원도 개업했다. ‘2017 광주고려인마을 방문의 해’ 행사가 매월 넷째주 토요일에 열린다고 한다. 4월22일(토) 마침 그날 한국외대 학부의 재외동포이해교육 ‘세계의 한민족’ 수강생들과 대학원 BK21+ 「에스닉-코리아타운 도시재생」 사업단 대학원생들의 광주 고려인마을 탐방일이다. 벌써부터 그날의 현장수업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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