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설]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전직 대통령 다시는 없어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25분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정문 현관 앞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밝힌 뒤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당초 내용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처럼 짧고 간결했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소환조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으로 파면된 지 11일 만에 이뤄졌다.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노태우, 전두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네 번째다.

곧바로 조사실로 향한 박 전 대통령에게는 뇌물죄와 직권남용죄 등 13개 혐의에다가 수 백가지의 질문이 예상돼 조사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TV를 통해 박 전 대통령 출석과정을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은 서로 달랐으나 착잡한 마음은 같았다. “입장표명이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없어서 실망했다. 용어의 선택과 표현에 따라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크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렇지만 전직 대통령이 또다시 검찰소환조사를 받게 된 데 대해서는 모두가 안타까운 반응을 보이면서 다시는 이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다는 것은 이유와 관계없이 다시는 없어야 할 비극이다. 전직 국가원수가 어찌됐든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검찰에 출두하는 장면이 세계 곳곳에 그대로 전해진 것도 불명예스럽다. 이제부터는 검찰과 피의자 사이에서 진실공방 차례다. 이날 조사는 미르재단 강제 모금 의혹을 시발점으로 하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등이 수사의 하이라이트다.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죄 등의 혐의를 놓고 창과 방패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실규명이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기에 죄가 있으면 달게 받아야 하고, 또 억울하다면 그 누명을 벗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조사를 벌이는 검찰의 책무가 어느 때보다 크다. 나아가 정치권도 철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많은 사람들도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역대 정권마다 우리는 대통령과 연루된 비리와 비위 사건을 보아왔기에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다시는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해 다음 대통령은 권력구조를 비롯한 정치구조를 확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