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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 발생, 300명이 위기에 처했다. 곧바로 두 가지 대응책이 나왔다. 첫 번째 안을 시행할 경우 100명을 살릴 수 있다. 두 번째 안은 아무도 살리지 못할 확률이 3분의 2다. 사람들에게 어느 것을 선택 할지 물었다. 응답자의 72%가 첫 번째 안을 선택했다. 자세히 읽어보면 두 가지 모두 같은 내용이다. 그런데 왜 결과는 엇갈리게 나왔을까.

앞쪽의 질문은 사는 것을, 뒤 질문은 죽는 것을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예상 가치가 비슷할 경우에도 잠재적인 이익을 생각할 때는 리스크를 회피하고, 잠재적인 손실을 생각할 때는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얻는 것이 있을 때는 ‘확실한 것’을 원하지만, 잃을 것이 있을 때는 ‘전부’ 아니면 ‘전무’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에선 이처럼 선택안의 틀이 바뀌면 결과도 바뀌는 것을 ‘프레임 효과’라 한다.

프레임은 이성적 사고 이전에 인식을 결정짓기 때문에 용어나 구호의 선점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대선등 큰 선거를 앞둔 정치판에서 자주 사용한다. 상대방이 어떤 정책적 용어를 선택하면 곧바로 반대되는 구호를 사용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예를 들면 이렇다. 17대 대선때 이명박 선거 캠프가 ‘4대강 살리기’를 들고 나오자 상대 진영에서 ‘4대강 죽이기’로 맞받아친 게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수없이 많다. 학력평가와 일제고사, 책임정치와 오기정치, 부자급식과 무상급식 등등. 용어 경쟁이 치열한 이유가 모두 프레임 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 같은 용어에 대해 시비와 우열을 따지는 건 부질없다. 진실이든 아니든 어떤 맥락과 결합할 때만 의미를 가지는 것이고, 그 맥락이 바로 프레임이어서 더욱 그렇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대선 판에 각 후보간 프래임 경쟁이 치열하다. 그런데 이번엔 이성적 담론이 아니라 ‘홍찍문’ ‘안찍박’‘ 유찍문’등 줄임말 경쟁이다. ‘○○를 찍으면 ○○가 당선된다’는 식의 공포감을 조성, 갈 곳을 잃은 범보수 지지층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는 각당의 전략. 최종승자가 누가 될지를 떠나 혹여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 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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