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특별기고]장미빛 청사진보다 기본에 충실한 즐거운 변화

 

미국 애플사를 창업하며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스티브잡스가 생전에 남긴 말 중에 “우리는 잊혀지지 않는 작은 것들을 만들어야 해”라고 하는 유명한 명언을 남겼다. 그는 한때 맥캔토시를 개발하면서 소비자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부품까지도 디자인에 신경쓰며 엔지니어들과 대립하기도 했다.

그 작은 부품 하나의 정신이 오늘날 아이폰이라는 21세기 최고의 히트상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작은 물줄기가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는 세류성해(細流成海)의 사자성어처럼 시간이 되고 때가 되면 그것이 모이고 모여서 무언가 큰 결실을 맺기 마련인 게 자연의 이치인 것이다.

나는 지난 30여 년 공무원 말단부터 시작해 오늘의 시장에 오르기까지 공직생활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것이 작은 것에 소홀하고 기본에 충실하지 않으면 반드시 일을 그르친다는 것을 교훈으로 삼으며 시정에 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1주년을 맞은 지금의 시점에서도 더더욱 뼈저리게 성찰하며 작은 출발에서 큰 미래를 향한 번영의 탑을 만들기 위해 하나하나 쌓아올리고 있다. 이것이 ‘즐거운 변화, 더 행복한 구리시’의 비전이다.

돌이켜보면 전국에서 가장 작은 도시 중의 하나인 구리시가 10년 전 구리한강변 약 100만평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여 구리월드디자인시티사업을 추진하겠노라고 실로 화려하고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이 사업이 성공할 경우 구리시는 자족 도시 기능을 갖추고 글로벌 도시로서의 도약을 한껏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기대감은 부풀대로 부풀었으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화려하기만 했던 장밋빛 청사진의 모습은 오도 간데도 없고 수백억원의 예산낭비와 사업계획 구역내 개발행위 제한으로 토지주들의 재산권 침해만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로 인해 인근도시가 개발제한구역 해제사업으로 신도시가 조성되어 비약적인 발전을 한 반면, 상대적으로 구리시는 10여년간 정체되어 저평가 도시 이미지를 갖게 됐다.

또 구시가지를 신시가지로 천지개벽을 일으킬 것만 같았던 수도권의 뉴타운 사업은 몇 개 사례를 제외하고 이제 그 흔적조차도 묘연하다. 전국의 지자체에서 심심찮게 들려오던 수많은 개발 사업에 대한 희망은 이제 시민들의 고통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여유조차 없는 각박한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뉴스는 비일비재하다.

이것이 지방자치제의 폐단 속에 싹트고 있는 오늘의 자화상이다.

이제라도 대한민국을 시끄럽게 했던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을 계기로 우리는 근본부터 달라져야 한다. 스티브잡스가 작은 부품 하나에도 소홀하지 않았던 참된 장인 정신으로 일궈낸 시가총액 5천500억 달러에 이르는 괴물기업 애플을 만들어 냈듯이 장밋빛 거대한 청사진이 아니라 법과 제도 속에서 비록 소박하고 작은 실적이라도 시민들이 만족해하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야 말로 자치행정이 가야할 올바른 방향이라 생각한다.

그래야만이 시민들의 신뢰 속에 분권형 지방정부가 실현되고 우리 모두가 함께 성장하며 골고루 누리는 변화의 복지국가가 이룩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수많은 삶의 변화를 겪은 경험과 무수한 꽃과 열매를 피어나게 한 축적된 저력을 갖고 있는 민족이다. 구리시의 경우에도 장미빛 청사진보다 더 빛나는 즐거운 변화, 더 행복한 블루칩도시의 희망은 한치의 흔들림 없이 작은 관심에서 시작되어 큰 물줄기를 향해 뛸 것이다.

미국의 흑인 운동 지도자이자 목사인 마틴루터킹은 희망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

“수확할 희망이 없다면 농부는 씨를 부리지 않으며, 이익을 거둘 희망이 없다면 상인은 장사를 시작하지 않는다. 좋은 희망을 품는 것이 바로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다”라고.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