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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지공거사’들의 반란

무병장수, 인간의 오랜 염원이었지만 평균수명이 50세를 넘은 건 불과 100여 년 전이다. 장수국가라는 일본도 19세기 초 평균수명은 45세였다.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선시대 왕들의 수명조차 46세 안팎 이었다.

이런 평균수명이 언제부터인가 환 갑 잔치조차 슬그머니 사라질 정도로 늘어났다. 이젠 칠순도 가족끼리 조촐하게 치르고 그 마저도 생략하는 집이 많다. 평균수명이 81세로 늘어난 탓이다. 따라서 지금 60대에게 노익장이란 수식어를 붙이면 어색하다 못해 창피하기 까지 하다.

그러다보니 신체연령이란 개념도 낯설지 않다. 몸 기능과 건강의 척도를 재는 ‘신체나이 1분 진단법’ 같은 게 널렸다. 최근엔 외모 중시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내면에 무엇을 축적했는지, 나 아닌 남을 어떻게 대하는지 같은 매너, 태도, 지성미에서 매력을 찾고 있는 게 대세라고 한다.

변한 세상을 반영하듯 얼마 전 미국 미네소타의학협회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노인을 정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스스로 늙었다고 느낀다. 배울 만큼 배웠다고 생각한다. 이 나이에 그런 일을 왜 하느냐고 말하곤 한다. 내일을 기약 못 한다고 느낀다. 젊은이들 활동에 관심 없다.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게 좋다.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나이는 상관없이 위와 같은 내용의 생각이나 행동을 하면 노인 축에 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노인의 기준’이란 마음가짐의 차원일 뿐 절대기준이 없는 뜻과도 같다.

최근 일부 65세 이상 노인을 중심으로 자발적 지하철 무임승차 거부운동이 늘고 있다는 보도다. 이들은 스스로 노인임을 부정하며 돈을 내고 타거나 매달 공짜로 타는 지하철 요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아서 좋은 일에 쓰는 작은 운동을 벌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하다’를 실천 하고 있다는 것.

개인적으로 조금씩 퍼지고 있는 이같은 ‘지공거사(地空居士·지하철 무임승차 노인)’ 들의 반란(?) 움직임. 지하철을 무료 이용하게 해주는 정책은 고맙지만, 굳이 무임승차를 할 필요가 없다는 그들의 생각이 고령화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하는 발상의 전환 같아 신선하게 다가온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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