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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물을 품은 ‘힐링’ 도시 부천

 

최근에 올봄 중화권 관광객이 명동보다 한강공원을 더 많이 찾았다는 기사를 읽었다. 쇼핑과 맛집 탐방에서 산책, 휴식으로 선호하는 여행방식이 바뀌었다는 분석도 있었다. 휴식을 위한 여행에는 휘황찬란한 번화가보다는 물과 나무가 어우러진 한강공원이 더 제격인가 보다. 소위 말하는 ‘힐링’엔 역시 공원 그리고 물이 아닐까 싶다.

부천에는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상동 시민의강’이 있다. 가장 현대적 주거공간인 아파트 단지와 어우러져 상동 신시가지를 감싸고 있는 5.5㎞의 이 하천은 부천시가 시민들을 위해 만든 인공하천이다. 만들어진 지 14년이 된 지금은 이곳의 물고기를 다른 하천으로 방류할 만큼 풍성한 생태환경을 자랑한다. 때때로 왜가리가 날아와 물고기를 사냥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2009년 국토해양부가 주최한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낮이면 유모차와 함께 삼삼오오 산책하는 모습들을, 밤이면 크게 팔을 휘두르며 힘차게 걷는 주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난 5월 부천에 또 하나의 시민의 강이 생겼다. 원도심지역인 심곡동에 있는 ‘심곡 시민의강’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심곡 시민의강은 상동 시민의강과 그 태생이 많이 다르다. 31년 동안 콘크리트로 덮여 도로로 사용되던 자연하천 심곡천을 부활시킨 곳이기 때문이다.

심곡천은 본래 부천의 원도심지역을 동서로 가로질러 흐르는 하천이었다. 급격한 도시화의 흐름 속에 1986년 콘크리트로 복개돼 상부는 도로로, 하부는 하수도 시설로 사용됐다. 이번에 복원된 구간은 소명여고 사거리에서 부천시보건소 앞까지 약 1㎞. 부천시는 콘크리트 속에서 잠들어있던 심곡천을 최대한 그대로 살려냈다. 31년 전에 흐르던 하천바닥을 살려 물 흐름에 따라 자연적으로 모래가 퇴적되도록 했다.

생태하천의 모습을 되찾아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심곡 시민의강은 요즘 도심 속 수변공원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밤에는 조명 빛이 운치를 더하고 주말에는 버스킹 공연이 펼쳐져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시민의강’이라는 이름 속에는 시민을 위한 수변공간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시민들의 참여로 만드는 강이라는 의미도 있다. 심곡 시민의강 복원에는 5천여 명의 시민들이 기부를 통해 바닥돌과 타일을 만드는 등 마음을 더했다. 또 심곡 시민의강을 더 아름다운 하천으로 만들기 위해 관계전문가로 구성된 생태하천 자문위원회, 심사모(심곡천을 사랑하는 모임), 원미초교 봉사단, 종교단체, 상인회 등이 함께 가꾸어 갈 예정이다.

상동 시민의강과 심곡 시민의강 외에도 부천에는 역곡천, 베르네천, 삼정천 등이 생태하천으로 그 면모를 가꾸고 있다. 생태하천 복원이 한창인 여월천과 국가하천으로 승격된 굴포천까지 더하면 40㎞(100리)에 이르는 ‘부천 100리 수변길’이 열린다. 부천이라는 도시 자체가 물을 품고 있는 하나의 힐링공간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미래지향적인 도시란 더 이상 아찔한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모습이 아니다. 편리한 도심 속 곳곳에 자연스럽게 자연이 자리 잡고 있는 도시, 힐링을 위해 굳이 먼 곳을 찾을 필요 없이 가까이에서 원미산, 성주산, 도당산을 중심으로 하는 100리 둘레길과 시민의 강들이 이어지는 100리 수변길을 누릴 수 있는 부천이야말로 진정으로 미래지향적인 도시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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