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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재즘(JASSM)의 전격 배치, 사실인가?

 

주한미군이 ‘재즘’(JASSM)을 최근 전북의 군산공군기지에 전격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재즘의 배치는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재즘이 군산기지에 배치된다면, 북한은 군사적 압박을 강하게 받게 될 것이다. 재즘은 군사분계선(MDL) 이남지역 상공의 전투기에서 발사하면 북한의 지도부와 군사적 핵심시설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즘(JASSM, Joint Air-to-Surface Standoff Missile)이란 미국의 록히드 마틴사에 의해 개발된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말한다. 이 미사일은 길이 4.27m, 날개폭 2.4m, 중량 1천㎏, 탄두무게 453㎏, 사거리 370㎞에 달한다. 특히 이 무기는 미사일 탄두에 목표물 자동위치식별·탐지 기능까지 갖추고 있으며, 목표물에 대한 타격 오차가 2m 내외로 정밀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

둘째로, 재즘의 배치는 미군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 문제다. 이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도를 더욱 높여주는 현실을 반영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해군의 핵항공모함이 한반도 해역에 자주 출현했다. 지난 4월에는 칼빈슨호가 ‘한·미연합키리졸브훈련’에 참가했고, 미시간함(1만8천t급)이 부산에 입항했다. 6월 6일에는 샤이엔함(6천900t급)이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 입항했다.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중 하나인 B-1B의 한반도 출현도 잦아지고 있다. 재즘의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채 초음속으로 비행할 수 있는 B-1B가 지난 3월에만 다섯 차례, 지난 5월에도 출격했을 정도로 자주 출동했다.

셋째로, 재즘의 배치는 사드의 전격 배치에 따른 논란과 직결된 사안이다. 미군의 재즘 배치가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보고누락 파문 이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의 사드 배치 합의는 올해 하반기까지 사드 발사대 1기, 내년에 나머지 5기를 배치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선거 직전 발사대 2기가 배치된 뒤 이어 추가로 4기의 발사대가 반입됐다. 이는 사드배치 합의와 과정의 전반이 문제가 많았음을 웅변해주고 있다. 이 문제는 곧 주권국가로서의 자주적 국방체계 구축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를 무시한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재즘의 전격 배치문제도 단순히 주한미군만의 독점적 결정사항이 아니다. 한·미상호방위조약, 한·미주둔군 지위협정(SOFA)이 작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재즘의 배치는 시기상으로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취임 후 첫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문 대통령의 방미 시점에 맞춰 재즘의 전격 배치설을 흘린 것이라면 더욱 더 큰일이다. 사드배치문제와 관련해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국내 일부에서는 재즘의 배치가 한국의 안보상황으로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할 것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드와 재즘의 한반도 배치가 긴요하다는 배경에서다.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시설과 지휘부 등 핵심시설을 정밀타격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과 한반도의 전쟁 위협을 막는 방법은 군사적 압박과 전쟁의 위협이 아니다. 그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화해와 화합의 ‘포용대북정책’으로 나서는 길이다. 포용대북정책은 포용국가의 사상, 철학, 이념 하에 북한을 남북관계, 한반도의 연결성과 공급망으로 끌어들이는 이른바 커넥토그래피(connectography)의 전략이다. 이 전략을 주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세상에서 최대한 포용하려는 사람을 이길 사람은 없다. 또 그런 나라를 이길 국가도 없다. 연결(connect)과 지리(geography)의 합성인 커넥토그래피의 전략, 즉 포용대북전략으로 한반도 지도를 다시 보자. 이젠 파라그 카나(Parag Khanna)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 즉 ‘각 국가는 자본주의 대 공산주의 같은 정치체제 전쟁이 아니라 에너지 시장, 금융, 기술, 인재 등 집단 공급체계의 내부 전쟁으로 주도권 쟁탈을 벌이고 있다.’<고영태 옮김, 『커넥토그래피 혁명』(사회평론, 2017)>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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