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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의 원산지는 중앙아메리카다. 15세기 후반 유럽에 전해졌고, 동남아시아와 중국, 오키나와를 거쳐 일본으로 건너왔다. 우리나라에는 1763년 통신사로 일본에 간 ‘조엄’이 고구마 종자를 얻어 온 것이 재배의 시초다. 당시 조엄은 일본에서 고구마의 보관 및 저장 재배법을 배워 돌아올 때 고구마 종자를 갖고 와서 동래와 제주도 지방에 시험 삼아 심게 했다. 동래부사 강필리는 자신의 저서 감저보(甘藷譜)에 조엄이 가져온 고구마 종자를 직접 재배, 성공했다는 내용을 상세히 기록해 놓고 있다. 감저란 ‘달콤한 마’라는 뜻의 조선시대 고구마 별칭이다.

보통 고구마하면 한겨울 추위를 녹여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계절과 상관없이 사랑받는 채소다. 또 특유의 달콤·담백한 맛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 어디서나 각광받고 있다. 삶든 튀기든 굽든 어떻게 요리해도 맛을 잃지 않아서다. 게다가 당질과 비타민C가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고구마가 심장보호, 혈당 제어, 스트레스 감소, 면역력 증강, 피부와 머릿결 보호, 항암 예방효과가 뛰어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말 ‘고구마’는 어디서 유래했을까? 고구마를 뜻하던 쓰시마 지역 방언인 ‘고코이모(孝行藷, こうこういも)’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고코’는 ‘효행(孝行)’의 일본식 발음이고 ‘이모(いも)’는 마·토란·감자·고구마 따위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고구마로 부모를 봉양했다는 ‘고코이모’가 우리나라에 와서는 고구마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는 것이다. 일본말 고귀위마(古貴爲麻)에서 유래됐다는 또 다른 설도 있다.

고구마는 꽃을 잘 피우지 않는다. 너무 희귀해 꽃말도 ‘행운’이다. 춘원 이광수는 고구마꽃을 ‘백 년에 한 번 만날 수 있는 꽃’이라고 했다. 또한 선조들은 고구마꽃은 기후를 예측한다며 꽃이 폈다면 그 해는 어김없이 자연재해가 일어난다고 믿었다. 이런 꽃이 요즘 고구마 재배지마다 자주 발견되고 있다.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는 환경 때문이라고 하는데 갖가지 기상재해를 불러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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