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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의 문화적 가치는 매우 높다. 발행한 나라의 자연과 역사, 예술성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념비적 사건, 고유의 동식물과 문화재가 일정 크기의 작은 화폭(畵幅)에 담겨 있어 더욱 그렇다. 1840년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1페니(Penny)짜리 검은색 우표 ‘페니 블랙’이 발행된 이래 지금까지 이러한 사실은 변함이 없다. 우표 수집을 취미로 하면 역사적 안목과 예술가적 심미안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우표수집가로 유명한 미국의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했다는 “우표에서 얻은 지식이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더 많다”는 조언은 우표 사용이 뜸해진 지금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인용 된다

세계 모든 나라의 국제 우표에는 화폐와 마찬가지로 나라명이 새겨져 있다. 만국우편연합(UPU)이 우표의 나라별 구분을 위해 만든 규칙이다. 하지만 예외 국가가 한곳 있다. 세계 최초로 우표를 발행한 영국만 유일하게 특혜를 인정받아 나라 명을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우표는 주로 보통우표와 특수우표로 나누어 발행되는 것 또한 세계 공통이다. 그중 보통우표는 우편요금납부의 증표로서 수요에 따라 제한 없이 발행되는 것을 말한다. 특수우표는 말 그대로 특수한 목적에서 발행되는 것이다. 종류로는 기념우표, 첨가우표, 특별우표가 있다. 기념우표란 국가적 일을 특별히 기념하기 위해 일정량을 정하여 발행하는 우표다. 거기엔 중요 업적을 남긴 국가 지도자들을 기리는 내용도 포함된다. 세계 최초의 기념우표는 1871년 페루에서 발행된 철도개설 20주년 기념우표이고, 우리나라 최초의 기념우표는 1902년 10월 18일 발행된 고종황제 즉위 40주년 기념우표다.

최근 이런 기념우표 발행을 놓고 국내에서 정치적 논란이 거세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전 정권이 계획했던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을 전면 취소해서다. 우표 발행사상 최초인 이 같은 사태로 인해, 앞으로 특정 인물을 기념하는 우표는 정치성향에 따라 번복 가능한 사업이 됐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우표마저 문화적 가치를 상실한 채 보수와 진보의 격전장이 된 우리의 현실, 안타깝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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