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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보양식은 옛말

여름 대표 보양식이라는 보신탕은 예전부터 동서양이 다 즐겼다. 로마 사람들은 복날을 개의 날(dog’s day)이라 해서 이날 개를 잡아 제사지내며 별을 달랬다고 한다. 가장 밝은 별인 큰개자리의 시리우스가 삼복 기간에 해와 함께 뜨고 지는 걸 보고 열기가 겹쳐 더욱 덥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8월 며느리 친정 나들이에 술병과 함께 보낼 정도로 귀하게 쳤다. 복(伏)이 사람 인(人)변에 개 견(犬)자인 것도 이런 연유라고 한다.

보신탕이 서민들의 으뜸 음식이라면, 양반들은 민어탕을 최고로 쳤다. 또한 붉은 팥과 찹쌀로 만든 복죽과 인삼을 넣은 계삼탕, 닭칼국수, 장어탕도 모두가 즐겨 먹던 삼복 메뉴였다. 잉어를 넣은 용봉탕, 산 미꾸라지와 두부로 만든 도랑탕도 그 축에 낀다.

보양식 말고 여름을 이기는 찬 음식도 여럿 있다. 시원한 동치미 육수에 메밀면을 말고 잘게 찢은 닭고기를 담아내는 초계탕을 비롯, 참깨 껍질을 벗기고 곱게 갈아 체에 거른 국물에 영계백숙국을 섞어 차게 먹는 임자탕 등이 그것이다.

보신탕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보양식하면 역시 삼계탕이다. 초·중복이 지났지만 시중 유명 삼계탕 집엔 점심 저녁 줄서는 사람들이 여전하고 대형마트를 비롯 백화점에 진열해놓은 간편 삼계탕 팩이 꾸준히 팔리고 있어서다.

하지만 언제 부턴가 보신탕과 삼계탕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보신탕만 하더라도 먹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면서 도심 속 대로변이 아닌 골목 속에서 명맥만 유지할 정도로 쇠락하고 있다. 물론 개고기는 아직도 50대 이상은 ‘없어 못 먹는다’는 반응이 여전히 많다. 영양식으로 최고라는 예찬론도 유효하다. 그러나 반려견 사랑이 늘고 있는 20∼30대의 ‘개고기 혐오론’에 밀려 점점 그 위상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삼계탕도 비슷하다. 빈번한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에다 비싼 가격 탓에 젊은 세대로부터 외면 받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은 올 초복 닭 소비량이 지난해에 비해 12%이상 줄어들었다는 통계에서도 알 수 있다. 비록 그 원인이 불경기와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순 없지만, 다양한 보양식의 등장을 가늠하기에 충분하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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