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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밤이 즐거워라, 수원 야간관광이 깨어난다

 

우리나라의 흔한 논쟁 중의 하나, 문화재의 활용 또는 보존이냐의 문제다. 외국의 경우 문화재는 보존에만 국한하지 않고 적극 활용한다. 중국 항저우의 서호(西湖), 일본의 오사카(大阪) 성, 영국의 바스(bath) 등이 좋은 예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만이 문화재의 활용에 대해 부정적이다. 시설관리에 중점을 두고, 이용정도는 관람수준이다. 최근 관광과 연계한 문화재의 활용은 각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숙박관광과 관광객 체류기간의 연장을 위해 야간, 밤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밤은 특별하다. 단순히 해가 지고 동이 틀 때까지라는 시간적 범위의 개념이 아니다. 밤은 또 다른 사람들의 삶의 숨결과 꿈과 욕망이 존재한다. 자본과 정보와 상품이 넘실거리며, 낮에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시간적·공간적 향기가 있다. 밤은 더 이상 통행과 영업이 금지되는 금기의 영역도, 은밀하게 왜곡된 유흥적 욕망의 지하의 영역도 아니다. 새로운 삶이 생성되고, 펼쳐지고, 공유되는 문화적 삶의 터전이다. 밤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살린 ‘불금(불타는 금요일)’도 초기에는 부정적 이미지였으나, 이제는 젊음을 대표하는 문화의 한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주를 열심히 살았고, 다음 주말을 위해 또 열심히 살자는 재창조의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다.

관광도 밤을 선호한다. 밤은 체류형 관광지로 발전하기 위한 최고의 마케팅 소구점이기 때문이다. 밤을 통한 체류형 관광은 지역숙박 전과 후의 다양한 활동으로 관광수입의 총량을 증가시키며, 경제적 확산과정을 거쳐 생산, 소득, 고용으로 유발된다. 뿐만 아니라 낮과 다른, 밤이라는 독특한 지역문화를 홍보하고 야간관광도시로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간접효과까지 창출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문화재를 야간관광으로 연계하자는 시도가 있다. 창덕궁 달빛기행, 경복궁 야간특별관람 등으로 대표되는 문화재 야간관람 프로그램이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굳게 닫아 두었던 문화재의 문이 열리고 있다. 전국의 많은 문화재의 새로운 가치가 주목되는 이유다. 문화재 야간체험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지역 명소 발굴과 관광활성화를 위해 시도하는 대표적 사업이 문화재청의 ‘문화재 야행(夜行)’이다. 2016년은 10개, 2017년에는 전국 18개 도시로 확대되어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재와 특색있는 주제로 더욱더 풍성해진 문화재 야행사업이 만들어지고 있다.

8월이 기대된다. 2017년 문화재 야행사업에 선정된 수원화성에서 ‘밤빛 품은 성곽도시, 수원야행’이 8월11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성곽 건축의 백미,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의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을 중심으로 성안의 문화시설과 골목길이 야행의 주요 무대가 된다. 야행이 전하는 8가지 즐거움, 8야(夜)-야경(夜景), 야화(夜畵), 야로(夜路), 야사(夜史), 야설(夜說), 야식(夜食), 야시(夜市), 야숙(夜宿)-의 이색 역사문화 체험프로그램은 수원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문화재가 주는 문화 향유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수원야행에서는 수원화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20주년을 기념하여, 세계 최고수준의 작가가 수원화성을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하는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빛 속을 거닐다’를 대표 프로그램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수원야행은 3일간 치러지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수원 야간관광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전 모의고사 형태로 치러진다. 목조 구조물(야간 조명을 사용할 경우 화재, 훼손, 왜곡이 우려)이 주를 이루는 타 문화재와 달리 수원화성은 석조구조물이 많아 빛(야간조명)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올해 다양한 시도를 통해 수원화성의 장점을 살린 최적화된 야간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개발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지역 관광업계와 적극적으로 연계하고 협력해야 한다. 수원야행을 통해 밤이 즐거운, 문화재를 활용한 대표적인 야간관광지 수원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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