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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문재인 정부 100일 평가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이제 100일이 지났다. 각종 언론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100일에 대한 평가를 하기 바쁘다. 하지만 여기서 지적할 것이 있다. 정부 출범 100일은 맞지만, 이것이 과거 역대 정권들의 출범 100일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역대 정부들은 인수위 과정을 거쳤지만,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과거 역대 정권들의 출범 100일이라고 하면 이미 인수위 2달 그리고 대통령 취임 이후 100일을 의미해 도합 당선 후 5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난 이후를 의미하는데 반해, 문재인 정부는 당선일=정부 출범일이기 때문에 다른 정권들보다 짧은 시간 속에 100일을 맞게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역대 정부들은 인수위 과정에서 허니문을 보내면서 장관 인선도 하고, 국정과제 홍보도 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그럴 시간조차 없었다. 단적인 예로, 문재인 정부는 아직 장관인선도 다 마치지 못한 상태다.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는 정권 출범이후 비로소 정권 인수 작업과 국가에 대한 통치 행위를 동시에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는 정부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고려돼야할 요소다. 왜냐하면 다른 정권보다 얼마 되지 않은 시간 속에서 100일을 맞아서 역대 정권에 비해 아직은 미비한 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북한 발 이슈가 발생했다는 점도 고려대상이다.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평가하자면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줘야할 것 같다. 일단 안보적 측면에서 후한 점수를 받을 만하다. 일례로 북한이 개량된 ICBM을 발사하자마자,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그 자리에서 사드 4기의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 이런 민첩성은 국가 위기관리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바로 이런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을 만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독일을 방문하기 직전 터진 북한 발 이슈 때문에 베를린 선언을 수정한 뒤 발표했는데, 이런 점도 좋은 점수를 받을 근거를 제공한다.

하지만 국내 정치적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미비한 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를 들어 지금은 여소야대 국면인데, 이런 국면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이 바로 협치이다. 그런데 인사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들을 보면 이런 협치가 조금은 취약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만일 문재인 행정부가 특정 인사를 정말로 쓰고 싶다면 대통령과 총리가 나서 야당의 협조를 구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른바 ‘오바마 캐어’의 의회 인준을 위해 국민과의 직접 대화를 하며 여론전을 펼치는 것은 물론, 야당 의원들과의 전화 접촉 등의 방식을 통해 이해를 구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은 협치에 있어서 필수적인 것이다. 그래서 이번 인사 과정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었더라면 더욱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보일 필요는 있다. 이른바 ‘문재인 캐어’라고 불리는 건강보험 개혁안의 국회통과가 남았기 때문인데, 이런 문제를 접근함에 있어 야당 의원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모습도 좋을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그리고 만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현재의 지지율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면, 협치의 필요성은 더욱 대두되게 될 것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그때를 미리 대비한다는 차원에서도 지금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바라는 점은, 소수일 수 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 그리고 보수적 정치 성향을 가진 국민들을 조금 더 보듬어 줬으면 하는 점이다. 바로 치유의 과정을 문재인 대통령이 이끌어 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이런 치유 없이 국민적 통합은 있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앞으로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바로 이런 점을 고려해서 정치를 한다면, 아마도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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