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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현재까지 천재와 천재성의 역사 추적

히틀러, 정치적 목적 악용 인물

 

어지러운 사회일수록 천재를 요구한다.

뛰어난 존재가 나타나 삶의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사회를 바로잡아주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대는 종교적인 믿음으로까지 번져 절대자에 대한 믿음과 비슷해지기도 한다.

‘천재에 대하여’는 어느 시대에나 필요했던 천재와 천재성을 둘러싼 인문학적인 논의를 담은 책이다.

고대에는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인간과 동행하면서 인간을 신성한 존재에게 연결하는 존재로서 천재(게니우스 genius)를 생각했다.

고대 게니우스와 근대적 의미의 천재는 전혀 다르지만, 천재의 고전적인 전범을 파악하는 문제와 씨름했던 초기의 시도들은 후대의 논의에 영향을 미쳤다.

18세기에 이르면 드디어 걸출한 인물로서의 천재가 탄생한다. 뉴턴, 모차르트, 칸트 등 위대한 천재성을 지닌 인물로서 천재들이 등장한 것이다.

이때의 천재는 탈마법화로 위협받는 세계를 마법화하는 존재였다.

그들은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특별한 존재였다. 한편 모든 사람의 평등을 외치던 시기에 나타난 천재는 쉽게 평등해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고 사람들은 천재를 예외적인 존재(천재는 타고난 것)로 볼 것인지, 보편적인 존재(천재는 길러지는 것)로 볼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논쟁했다.

이후 천재는 숭배의 대상이 되기에 이르렀다. 사람들은 천재로 여겨진 사람의 유해를 보관하고 그것 앞에서 예를 올렸다.

이는 다시 천재라는 존재를 과학적으로 밝혀내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천재는 분명 무언가 특별한 것을 갖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들의 신체(두개골 등)를 조사하면 천재에 대한 신비가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천재를 숭배하는 가운데, 정치적 목적에 이를 이용하려는 인물이 나타났다. 바로 사악한 천재라 불린 히틀러이다.

히틀러는 독일에 천재적인 능력을 지닌 독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이것은 이른바 ‘천재 종교’와 결합해 사악한 혼합물로서 힘을 발휘했다.

한편 그와 정반대에서 숭배의 대상이 된 인물이 있었다. 바로 아인슈타인이다. 진정한 의미의 천재라고 할 수 있는 아인슈타인은 뉴턴 물리학의 법칙을 뒤집어 새로운 법칙을 썼다.

뿐만 아니라 천재 숭배라는 신념 또한 뒤집어 천재 숭배의 종말을 불러왔다.

아인슈타인은 천재라는 자신의 존재를 통해 신념을 해체하는 데 기여한 천재였다.

오늘날 천재는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만연해질 정도로 그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재는 긴 세월에 걸쳐 결코 사라지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인간사에 깊이 관여해왔다.

이는 인간에게 천재가 꼭 필요한 존재라는 방증일 것이다. 인간의 역사와 맥을 같이하는 천재의 역사를 한권의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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