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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서 日 마라톤 꺾겠다”

육상연맹, 3개년 육성계획 올인
이봉주 2시간7분20초 17년 못깨
최근엔 10분대 진입 선수도 없어
외국인 감독 선임 훈련량 등 혁신
중장거리 선수 전환 육성 추진도

침체에 빠진 한국 마라톤이 일본의 심장 도쿄에서 일본을 꺾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고(故) 손기정 선생, 서윤복 선생이 민족의 혼(魂)을 불사른 대표적 종목인 마라톤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을 제압하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세우고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는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

일본은 안방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 마라톤 메달에 사활을 걸었다. 한국 마라톤은 이런 일본을 이겨보자는 것이다.

한국 마라톤은 저변, 선수층, 기량에서 일본에 크게 밀린다.

남자 마라톤 풀코스 한국 기록은 2000년 이봉주(은퇴)가 작성한 2시간7분20초에 17년째 묶였다.

최근에는 2시간 10분대에 진입한 선수도 없다.

올해 최고기록은 유승엽(강원도청)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작성한 2시간14분01초이고, 지난해 손명준(삼성전자)이 일본 벳푸오이타 마이니치마라톤에서 작성한 2시간12분34초가 최근 4년간 작성된 기록 중 최고다.

이에 반해 일본 남자 마라톤 최고기록은 다카오카 도시나리가 2002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6분 16초로 우리보다 1분 이상 빠르다.

또 올해 기록만으로도 2시간 8∼9분대 선수를 10명 가까이 보유하는 등 기량에서 우리보다 월등하다.

이런 지경이라 육상 연맹의 목표가 다소 현실과 괴리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연맹과 마라톤 지도자들은 앞으로 3년이면 우리 선수들의 기록을 2시간 9분대로 낮출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충북 전국체육대회를 참관 중인 연맹의 한 관계자는 23일 “2000년대 이후 올림픽 마라톤에서 나온 메달 획득 선수들의 기록을 살폈더니 금메달은 2시간 9분대 초반, 은메달은 2시간9분40초, 동메달은 2시간10분대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현재 개인 최고기록 2시간 12∼13분대인 우리 선수들의 기록을 1년에 1분씩만 줄일 수 있다면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일본과 대등한 경기력을 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랙 중장거리인 5천m와 1만m에서 뛰는 20∼23세 유망주 중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를 마라토너로 일찍 육성하는 방안도 아울러 추진한다.

1993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마라톤 황금기의 주역으로 활약한 김재룡(51) 한국전력 감독도 “습하고 더운 7월 말에서 8월 초에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선수들이 일본 선수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달리는 게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세계와 현격한 기량 차를 보이는 한국 육상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는 종목으로 마라톤이 사실상 유일하다는 점, 마라톤 강국으로 세계를 호령했던 상징성 등을 고려해 연맹과 마라톤 지도자들은 도쿄 심장부에서 태극기를 올릴 수 있도록 남은 3년간 마라톤 육성에 ‘올인’ 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복주 육상연맹 전무이사는 “11월쯤 선임하는 외국인 감독에게 마라톤 대표 운영의 전권을 줄 예정”이라면서 “남녀 코치 1명씩 2명이 외국인 감독을 보좌하도록 해 마라톤 대표팀을 새롭게 운영하겠다”고 했다.

기술 훈련은 각 선수가 소속팀에서 하되 기초 훈련만큼은 외국인 감독 아래에서 함께 모여 할 수 있도록 각 실업팀 감독들도 뜻을 모았다고 한다.

김재룡 감독은 사견을 전제로 “현재 선수들의 훈련량이 우리 전성기 시절의 40%에 불과할 만큼 크게 저하된 상태”라면서도 “지도자로서 선수들에게서 받는 신뢰가 낮아진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며 외국인 감독 선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일본 선수들은 좋은 기록을 내는데 왜 우리는 못하는지를 직접 배울 필요가 있다”면서 연맹이 일본 실업팀과의 교류에 적극 나서 합동 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한국 마라톤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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