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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불타는 나무

 

불타는 나무

/장승진

우리는 가끔
누워서 침을 뱉는다

그러나
누워본 적도
다녀 본 일도 없는
너는 조용히 그냥 서서
바람도 눈비도 상처까지도
받아들인다

너는 불평하지 않는다
너는 날뛰지 않는다

너는 속이지 않는다
너는 이용하지 않는다
너는 자랑하지 않는다

그러나 너는 이 가을
아름답게 불타오른다

- 장승진시집 ‘환한 사람’


 

 

 

욕망이란 참으로 내려놓을 수 없는 욕구이다. 본능적으로 맛을 탐미하는 미각처럼 우리를 달리게 한다. 그것이 바로 출세이며 삶의 완성이라 생각하는 우리는 그러한 와중에 불평하고 날뛰고 너를 속이고 자랑하고 너를 이용하는 온갖 일들을 일으킨다. 그런 갈등 속에서 내가 나를 향해 침을 뱉는 일이란 얼마나 많은가. 깨닫고 후회하고 반성하고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을 되풀이 하지 말자 다짐을 하는가, 하지만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는 나무를 보라. 저 아름답게 불타오르고 있는 나무는 낙담하여 누워 본 적도 없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다녀 본 일도 없고 오로지 한 자리에 서서 온몸을 때리는 바람도 눈비도 상처까지도 받아들인다. 이렇듯 어떤 일의 완성이란 이런 것이다. 묵묵히 어떠한 것에도 흔들림 없이 주어진 본분을 받들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서정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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