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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파사현정(破邪顯正)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그 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를 발표하고 있다. 2006년부터는 해당 연도의 연초에 희망의 사자성어도 선정하기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해 부터는 ‘사자성어’란 용어가 내포된 의미에 비해 대중의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말’로 바꿨다. 이 같은 의미를 담아 2016년 1월초 ‘희망의 말’로 “곶됴코 여름 하나니~”를 정했었다. 새로 맞이하는 병신년(丙申年)은 꽃이 만발하고 열매가 많은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의미였다. 하지만 희망은 바람이고 우려는 현실인 모양이다. 태평성대는커녕 왕이 탄 배를 띄워준 백성이 그 배를 엎어버렸다는 의미의 군주민수(君舟民水)가 그해 연말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렇듯 그동안 발표된 사자성어를 보면 연초에 발표한 사자성어와 연말에 선정된 올해의 사자성어를 비교해 볼 때 한마디로 ‘희망과 절망’ 그 자체였다. 생각한대로 안 되는 것이 세상살이라고 하지만 연초의 희망과는 상반된 사자성어가 그해 연말이면 어김없이 등장해서다.

혼용무도(昏庸無道)를 선정한 2015년만 하더라도 새해엔 “본을 바르게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정본청원(正本淸源)이었으니 말이다.

그 뿐인가? 지난 2012년 새해 사자성어는 잘못된 것은 깨뜨리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정했다. 거짓되고 사악(邪惡)한 것들을 분쇄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새해가 되기를 희망했지만 연말에 돌아온 사자성어는 거세개탁(擧世皆濁·온 세상이 다 혼탁함)이었다. 이명박 정권 말기에 온갖 부정부패, 비리가 드러나기 시작하니 온 나라가 진 흙탕물 같다는 게 선정이유였다.

어제 대학교수들이 ‘2012년 새해 희망 사자성어’로 선정됐던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다시 꼽았다. 국민이 선택한 새로운 정부가 사견(邪見)과 사도(邪道)를 깨고 정법(正法)을 드러냈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이밖에도 2위에는 거문고 줄을 바꾸어 맨다는 뜻의 ‘해현경장’(解弦更張)이 올랐다. 국정 농단에 분노한 촛불 시위, 헌정 최초 현직 대통령 탄핵과 조기 총선 등 파란만장한 1년을 보낸 한국의 상황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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