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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중심주변이론을 응용한 관광정책

 

1980년대 말 또는 90년대 초 관광산업을 대변하는 문구는 ‘부가가치가 높고, 자연자원을 활용하는 굴뚝 없는 산업’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프지만)현재도 간간이 인용되곤 한다. 그 당시 사치산업으로 분류되어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관광이 산업으로 인정받기위한 어쩔 수 없는 어필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과거와 비교한다면 천양지차(天壤之差)다. 그동안 관광산업의 위상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예를 들어, 사드(THAAD) 보복으로 인한 중국관광객의 감소는 국가적인 관심사항이 되었다. 그만큼 관광의 산업적 위치가 격상되었다는 뜻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많은 지자체가 지역발전 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 관광산업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너도나도 양적 관점인 관광객 수에 집착하고 있으며, 체류형 관광도시라는 목표에 목을 매고 있다. 많은 지자체는 우리나라 전체 또는 광역적 관점에서 관광의 큰 틀을 보지 못하고, 편의적 시각에서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고 있다.

국가경제정책은 국가전체의 경제성장과 효율을 전제로 추진된다. 어쩔 수 없이 특정 공간의 집중현상을 초래하고, 그 결과로 중심(center)지역과 주변(periphery)지역이 나타나게 된다. 중심지역은 행정, 경제 및 문화자원이 집적되어 있어 영향력이 큰 반면, 주변지역은 의존성이 강하며 중심지 이외의 지역과는 연관관계가 낮고 전국에 대한 파급효과가 미약한 특징이 있다. 지역성장과 발전을 설명하는 많은 이론들이 있지만 중심과 주변과의 관계를 적절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균형발전과 불균형발전 이론이다. 균형발전 이론은 지역과 지역 간에 생산요소와 상품이동의 상호 교류작용을 통해 가격과 소득수준의 균형발전을 가져오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불균형발전 이론은 중심지역과 주변지역 간의 시장 메카니즘적 균형을 가져오기 보다는 오히려 불균형을 더 확대시킨다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관광도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광의적으로 바라본다면 우리나라 관광의 중심지역은 서울, 부산 정도이며, 협의적으로 바라본다면 서울 인근의 경기도 기초지자체, 부산 인근의 울산, 마산 등을 주변지역으로 볼 수 있다. 관광 또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관광 중심지역과 주변지역이 존재하고 있다. 지역성장이론에 근거하여 현재 지자체의 관광정책을 비교하면 지역과 지역 간의 연관성 및 관계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지자체는 보다 많은 관광객 유치, 체류형 관광도시로의 발전이라는 유사하고 통상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관광정책 수립 시 지자체의 상황과 미래비전을 명확히 분석하고 이해하여야 한다. 주변지역이 체류형 관광도시로 발전한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다. 예컨대, 서울을 중심으로 주변지역인 경기도 기초지자체의 체류형 관광도시로의 목표설정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 관광의 통념이다. 중심지역과 주변지역의 역학관계, 상호역할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의 상하이와 항저우의 관계다.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라 상하이는 관광 중심지역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자, 항저우는 주변지역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상호보완에 노력하였다. 상하이와 2시간 거리인 항저우는 야간 관광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하고 활용하였다. 밤이라는 특성을 활용하여 체류시간을 연장하고 숙박과 연계하였다. 그래서 탄생한 공연이 유명한 장예모 감독의 인상서호(印象西湖)다.

지자체의 관광여건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론은 많다.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방법이 빅데이터 분석이다. 관광목적지에 대한 신용카드, SNS 등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관광객 수의 유추뿐만 아니라 관광객이 느끼는 지역에 대한 감성도 분석할 수 있다. 그동안 과대 측정된 관광통계의 오류와 지역관광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 당황할 수도 있다. 그러나 관광여건분석에 따른 위치정립이 우선이다. 획일적인 관광정책이 아닌 지역특성을 고려한 지역과 지역 간의 역학관계 설정, 상호 보완할 수 있는 역할의 정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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