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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2018년 무술년은 문화시민으로 살고 싶다

 

문화(文化)란 무엇인지 그 정의를 질문한다면 답변하기가 가장 어려운 것들 중에 하나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의 사전적 의미는 일반적으로 한 사회의 주요한 행동 양식이나 상징 체계를 말한다. 시민(市民)은 도시 지역 및 국가 구성원으로서 정치적인 권리를 갖고 있는 주체로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일원을 뜻한다. 문화는 시민과 같은 다른 단어와 합성하여 문화시민이란 복합명사로 사용되기도 한다.

인간이 주어진 자연환경을 변화시키고 본능을 적절히 조절하여 만들어낸 생활양식과 그에 따른 산물들을 모두 문화라고 하며 음악, 미술, 문학, 연극, 영화와 같은 예술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2002년 유네스코는 문화는 한 사회 또는 사회적 집단에서 나타나는 예술, 문학, 생활양식, 더부살이, 가치관, 전통, 신념 등의 독특한 정신적, 물질적, 지적 특징으로 정의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적 가치관을 시민이 지적 고급함으로 만들어 현대사회에서 공동으로 향유하는 것이 문화시민이 가져야 할 사회적 덕목이자 태도일 것이다.

어린 시절, 집이 서울 한가운데 있다는 이유로 시골에서 올라오는 친인척으로 집안은 항상 북적거렸다. 그런 가운데 어머니는 항상 바빠 자녀들과 다정히 말할 시간이 없었다. 몇달씩 집에 머물다 떠나는 친척들에게 쌀이며 연탄을 한가득 안겨 보내는 부모님들을 보면서 나는 커서 저렇게는 안 산다고 결심하였다. 그리고 호의를 고마운 줄 모르고 당연히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를 보며 분노하면 어머니는 그 복이 다 너희에게 간다고 위로를 해준곤 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예전 부모님의 나이가 되어 있을 때 덕담이 실현되어 우리 형제는 서로 도와 자리를 잡았다. 젊은날 칼바람 같던 나도 어느덧 부모님의 흉내를 내고 있었다. 내가 가진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가능한 나누고 베풀며 사는 생활태도를 지니게 되었다. 마음 한가운데는 이 선행이 다 자식들에게 갈 것이라는 굳은 믿음과 더불어 이제야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며 진정으로 감사드리기도 하였다. 특히 32년의 오랜 교직 생활은 정직함과 진지한 성실함이 아이들 앞에 서는데 가장 양심적인 태도이기에 사는 데 불편함 없이 한 만큼의 보상을 받아왔다. 예술가이기 때문에 순수해서 그렇다는 말을 들으면서.

그러나 최근 수년간 세상에는 많은 다양한 사람들과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공존하는 걸 경험하면서 나의 가치관은 혼란을 가져왔다. 이해타산에 따라 돌변하는 모습이나, 호의를 악의로 되갚아 준다거나, 조금이라도 선함이 있으면 이용하여 이익을 취하려는 아무 거리낌 없는 태도를 보며 마치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다시 배우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대한 선함을 부인하는 것은 나의 본성을 부인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니까 항상 자기 내면 거울을 바라보며 그 가운데 중심을 잘 잡고 살아가야 한다는 결론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모든 천박한 물질적 자본주의를 치유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문화시민의식 향상을 가져봄을 어떨까 생각한다. 앞만 내다보고 달리면서 우리의 삶과 정신은 너무 많이 곤궁해졌다. 달려온 자신을 칭찬하고 위로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배려할 일이다. 그리고 항상 역지사지 마음으로 상황을 지켜보며 판단하고 행동해도 좋을 것 같다.

이제 3만불의 국민소득 시대는 물질적 풍요만을 상징하지 않는다. 이에 따른 정신적 풍요로움이 더불어 성장해 나아가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선진국일수록 손으로 만든 것에 중요한 가치를 둔다. 이는 그것을 하나씩 만든 사람의 정성과 지나간 세월에 대한 경외심과 존중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물질보다는 그 속에 담겨진 정신을 더 소중히 한다는 것이다.

지친 영혼에 따뜻한 슬로우푸드가 필요하듯이 이제 우리 공동체를 위한 문화적 소울푸드를 만들어 가야 한다. 문화란 세계관, 사회사상, 가치관, 행동양식 등의 차이에 따른 다양한 관점을 한 솥에 넣어서 푹끓여 이론에 근거한 정의를 만들어내는 시민의 행동 양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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