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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근칼럼]변호사 검색 유감

 

무엇을 하건 인터넷 검색이 생활의 기본이 된지 오래다. 여행, 외식, 영화, 쇼핑을 비롯한 대부분의 영역에서 네이버 등 포털 회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쇼핑을 하거나 영화를 선택할 때 나는 상품 소개보다는 댓글을 기준으로 한다.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없기에 먼저 경험한 소비자들의 솔직하고 생생한 후기에 그 실체가 담겨 있다. 상품 설명서만 볼 때는 순간 혹해서 구매 충동을 느끼지만 후기를 통해 소비자를 현혹시킨 과장, 허위 내용을 발견할 수가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변호사 숫자가 급증함에 따라 변호사 광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회사에서 이러한 현상을 그냥 넘길 리가 없다. 돈을 많이 내는 변호사 광고를 광고로만 취급하는 게 아니라 생활정보 검색처럼 변호사 검색에서 우선 노출되게 하고 일반인이 클릭하는 만큼 광고료를 받아내고 있다. 이는 검색 서비스가 아니라 검색을 가장한 광고 수익 사업이다.

화성시에 살고 있는 주민이 화성시 관내 변호사를 찾기 위해 네이버 검색창에 ‘화성 변호사’라고 입력하고 그 결과를 보면 화성이 아닌 전혀 다른 지역에 사무실을 둔 변호사가 ‘화성 변호사’인 것처럼 나타난다. 화성 변호사인 줄로 알고 거기를 클릭하면 변호사 도움을 꼭 받아야 한다는 낚시성 도배글이 기다리고 있다. 이른바 블로그 광고이다. 광고 회사가 변호사로부터 월정액을 받고 회사가 관리하는 수십 개, 수백 개의 차명 블로그에 변호사 소개 글을 올리면서 지명 검색에 노출되게 하기 위해 서울에 사무실을 둔 변호사임에도 화성 변호사라고 표시하고 있다. 심지어 ‘화성 오산 부천 변호사’라고 여러 지명을 동시에 표기하는 변호사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광고에는 같은 변호사로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바로 사무실 전화번호를 일반 전화가 아닌 070 또는 1588로 시작하는 번호만 공개하는 사례이다. 그리고 그 글은 일인칭 화법을 쓰고 있지만 해당 변호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블로그나 카페 등에 올라가 있다. 일반 전화번호가 아닌 위와 같은 상담번호는 사무장이 변호사를 고용한 비정상적인 불법 사무실일 가능성도 있다. 일회용 고객을 노리고 이와 같은 광고를 활용하여 평생 처음으로 법률분쟁을 겪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허위, 과장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변호사 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변호사를 상대로 한 민원도 제법 처리하였는데 주로 위와 같은 사무실에 사건을 의뢰하였다가 일이 잘못 처리된 사례였다. 심지어 선임료 수령을 사무장 개인 계좌로 입금 받은 사무실도 있었다. 대부분의 변호사 사무실은 간판만 보고 찾아가도 된다. 본인의 이름을 걸고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자존심을 걸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게 된다. 하지만 이제는 변호사 본명을 사용하는 간판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점차 변화되고 있는 법조환경이 국민에게는 더 이상 안전지대로 남아있지 않다.

이렇게 난립하는 변호사 광고 홍수 속에서 미끼에 걸리지 않고 나에게 적합한 변호사를 구하는 비결이 있을까? 사실 무슨 일을 하던 발품을 팔아야 한다. 수임료가 적지 않은 액수이니 다소 번거롭더라도 평소 자주 들릴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 몇 곳의 문을 두드리고 내 고민을 진지하게 끝까지 들어주고 감당해 줄 몇 명의 변호사와 대화를 주고받아 보아야 한다. 법률분쟁은 만성질환의 치료 과정과 비슷하다. 감기 치료를 위해 그때마다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서로 협조하며 상대방의 전략을 예상, 분석하며 대책을 숙의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한편 변호사들도 더 이상 이러한 불편한 상황을 방치해선 안된다. 먼저 이와 같은 변칙이 난무하는 현장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물론 나를 알리고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터넷 홍보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전개할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 변호사의 품위에 걸맞아야 하고 무엇보다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담겨 있어야 한다. 인터넷 업체는 왜곡된 검색 기능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즉시 중단하고 검색 본연의 정신이 반영되도록 수정하여야 한다. 시민들은 보다 적극적인 마음으로 잘못된 광고에 대해 질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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