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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미국의 인디애나주 교육부가 초등학교의 ‘글씨쓰기’ 교육을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으로 전환한다고 발표 했다.이메일과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일상화 된 세상에 글씨쓰기 교육은 시대에 뒤처지는 수업인데다 시간낭비라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대신 컴퓨터 키보드 타이핑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그러자 미국 교육계 내에서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셌다. ‘손 글씨’ 교육을 포기하는 것은 “인간정신이 디지털종속을 가속화 하는 것”이라며 자녀 등교 거부운동까지 벌였다. 이에 맞서 인디애나 교육부는 “이제 필기체 쓰기 교육은 축사농가에서 직접 손으로 버터를 만들던 기술과 같다”며 교육과정을 강행했다.

이 같은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손 글씨의 퇴화는 세계적 추세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991년 전체 초등학생 중 단 10%만이 연필을 바로 잡았다는 통계가 논문에 소개된 적이 있을 정도다.

사실 글씨쓰기를 연습할수록 뇌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뇌의 두정엽에 있는 운동중추의 30%가 손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단적인 예로 젓가락을 사용하면 30여개의 관절과 50여개의 근육이 뇌신경을 자극해서 지능촉진에 도움을 준다는 논문도 있다. 연필 잡기도 젓가락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어른들이 젓가락 하나, 연필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한다고 늘 야단을 치는 게 우리네 일상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글씨쓰기는 여전히 줄어들고 있다. 요즘은 더 심해져 글쓰기는 고사하고 초등학교 3학년이 되도록 연필 하나 잡지 못한다고 걱정하는 학부모도 부지기수다.

사정이 이러하자 교육부는 지난해 초 새로운 교육과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초등학생들의 연필 잡기 심각성을 고려해서 초등 1~2학년 교육과정에 ‘한글 기초 교육은 연필 잡기를 시작으로 자음→모음 순서로 가르치라는 방침을 넣은 것이다. 3월 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 있다. 올해도 글쓰기의 필수요소인 연필 잡기부터 학교에서 가르치겠지만 바뀐 교육과정이 반갑지 않은 것은 왜 일까? /정준성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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