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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문화사업 '넘어야할 산 많다'

지난 15일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민족문학작가회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등 문화예술 분야 17개 단체가 대선후보들에게 ‘문화정책 16대 핵심과제’를 제안했다. ‘경제정책에 종속된 문화정책에서 벗어나야 하고,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문화 다양성에 입각한 문화교류와 문화공존의 정책을 펴야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문화 단체들의 주장은 국민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국민들은 이제 정신적인 풍요를 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는 도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바람에 보조를 맞추기는커녕 오히려 뒷걸음 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해가 저물어 가는 시점에서 도의 문화예술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경기문화재단과 도문예회관의 한해 살림을 통해 두 번에 걸쳐 도 문화의 현재를 알아보고, 발전된 미래상을 그려본다.
<편집자주>

Ⅰ. 도 문화사업과 경기문화재단의 문제점
Ⅱ. 도 문화예술회관의 문제와 도 문화미래상


▲도 문화사업
도는 올 한해 신중한 사전조사나 타당성검토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민선3기에 접어들면서 대부분의 사업을 잠정 중단하거나 이미 조성된 시설의 관리?운영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민선 2기에 추진되던 효 박물관 사업이 민선 3기에 들어서면서 잠정 중단 된 것 역시 도의 막무가내식 사업추진 결과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의 정체성을 찾는다’는 취지로 41억원의 예산을 들여 경기문화재단에 위탁해 추진하던 효박물관 건립 사업은 빠르면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민선3기에 접어들면서 실학박물관 건립과 함께 전면 재검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실체 없는 ‘효’를 테마로 박물관을 짓는 것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이다.
지난 9월 경기문화재단이 실시한 ‘2002년 경기도 도민 문화향수?문화예술인 실태조사’에서는 도 문화정책에 대한 문제가 드러났다. 문화예술 행사관련 정보나 흥미 있는 예술 공연이나 행사가 없다는 도민들과 문화예술을 찾는 도민의 수요가 적다는 예술인들의 응답이 상반됐던 것. 또 도민의 혈세로 조성되는 문예지원금에 대해 도민의 인지도는 12%에 머물고 있었던 반면 예술인들의 인지도는 98.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정작 혈세의 주인인 도민이 제외된 체 도와 예술인들이 '나눠먹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선 3기에 들어와 민선2기의 문화사업을 재검토, 혹은 중단한 것은 민선 2기의 문화 사업 대부분이 도민의 수요와 인프라 구축에 따른 효과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 없이 무조건적인 명령 하달식으로 밀어붙인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도 문화 사업 대부분을 맡아 운영하고 있는 경기문화재단은 사옥 3층에 위치한 다산홀을 관할 소방서에 세미나실로 신고를 하고도 공연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내부 부서간 마찰로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해 지는 등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은 경기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일환으로 1천억원의 기금을 조성, 기금의 이자로 자체사업과 도 위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원시 인계동에 위치한 지하2층, 지상9층, 옥탑1층 규모의 문화재단 사옥에는 2층 전시장, 3층 다산홀?예지실?연습실, 6층 강의실?디지털 자료실 등의 문화공간과 재단업무를 위한 사무실이 있으며 이밖에 공간에는 타 업체에 임대를 주고 있다.
전시장과 다산홀, 강의실은 재단에서 적극 활용키 위해 자체 기획 프로그램을 열거나 외부에 대관하고 있다.
그러나 다산홀에서의 공연이 많아지면서 다산홀의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다산홀에서 공연 경험이 있는 예술인들과 음향?무대설치 전문가들에 따르면 8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다산홀의 음향 시설과 무대시설은 공연장으로 사용하기 부적합하다. 마이크에서 나오는 ‘식식’거리는 소리와 반사판이 없는 무대에서의 연주는 연주가는 물론 관객들에게 불평을 사고 있다. 공연장은 ‘허가제’이기 때문에 시설이 부족한 다산홀을 ‘신고제’로 해결할 수 있는 세미나실로 신고하고 이곳을 공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매년 1억원의 예산을 들여 경기도의 고유한 전통문화, 문화재, 문화관광 등 각 분야별 문화예술의 역사를 시리즈로 발간하는 ‘기전문화예술총서’ 는 지난 9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1권이 발간됐다. 그러나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단 한권의 총서도 발간되지 않았는데 총서발간예산에서 원고료가 지급돼 돈만 쓰고 결과물이 없어 말썽을 빚고 있다.
총서발간사업은 전문위원들이 아이템을 선정해 각 전문가들에게 원고를 청탁, 이를 모아 편집하는 과정을 거쳐 총서가 발간됐었다. 그러나 지난해 사업 기획팀에서 아이템 선정과 원고청탁 등 사업 대부분을 추진 한 후에 그 원고를 전문위원들에게 전달, 발간을 요청했고 전문위원들은 이를 거부하면서 문제가 붉어져 나왔다. ‘내가 기획하지 않은 전문성이 결여된 책을 편집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전문위원들의 입장이었다.
이밖에도 기획팀장과 전문위원들의 입장대립으로 인해 각 부서간 ‘따로놀기’가 계속되면서 두 부서의 장이 서로 멱살잡이를 하는 등 부서간 마찰이 노골화되기도 했다.
재단의 문제는 일년여 동안 비어있는 문예진흥실장과 한 달여 동안 공석인 기획실장의 인사 지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마찰을 조정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
인사가 단행되면서도 말들이 많았다. 손학규 도지사가 취임하면서 고교동창인 송태호씨를 재단 대표이사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이후 후속인사와 내부 구조조정 설이 떠돌면서 계약직 사원들이 불안에 떨었다.
그리고 차일피일 미뤄지기만 하던 실장 인사가 지난 6일 발표됐다. 김보성 기전문화대학장과 윤한택 문예진흥실장, 이재학 기조실장이 11일 정식으로 취임하면서 재단은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재단 관계자는 “조만간 조직정비가 있을 것”이라며 “외부에서 보던 안 좋은 이미지들을 벗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lhj@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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