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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정치적 상상력과 민족적 비전

 

나폴레옹이 남긴 명언이 있다. “인류의 미래는 인간의 상상력과 비전에 달려 있다.”

이 나라 저 나라 할 것 없이 모든 인류 모든 국가들의 미래가 경제력이나 군사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상상력과 비전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옳은 말이다. 아무리 경제력이 있어도 상상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경제력은 국민들로 살찐 돼지 신세에 머물게 한다. 상상력에서 건강한 문화가 일어나고 문화에서 밝은 정신세계가 열린다.

지금 우리나라에 꼭 있어야 할 것이 정치적 상상력이다. 최근 문재인-김정은 회담이 열렸다. 온 세계가 둘의 만남을 지켜보는 가운데 열렸다. 그 장면을 보면서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다. 김정은이 던진 낚싯밥에 남쪽이 덥석 물어서 나라를 그릇된 길로 나가게 할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높다.

그런 점을 물론 염두에 두고 세심한 대책을 세워 나가야겠지만 최소한도 김정은이 판문점까지 나오게 한 것만도 큰 성공이란 생각이 든다. 설사 김정은이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남한을 이용하려 할지라도 염려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씨름판에서는 엎어치기라는 전략이 있다. 상대 선수가 넘어뜨리려는 의도를 가지고 공격하여 올 때에 그 힘을 역이용하여 넘어뜨리는 기술이 엎어치기다.

남한 측 선수들이 정치적 상상력을 십분 발휘하여 김정은의 의도를 파악, 그 의도를 이용하여 남북의 판을 엎어치기로 자유민주주의 통일에 유리한 판으로 뒤집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적 상상력(想像力)이 중요한 때이다.

보수다 진보다 우파다 좌파다는 고정관념에 매여 있으면 사고와 시각이 경직되어 정치적 상상력이 일어날 수 없다. 한 사회, 한 국가의 질적 수준은 경제력이나 군사력이 아니다. 한때 부자 나라였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나라들이 적지 아니하고 한때 세계 최강의 군사력이었으나 쇠망의 길로 간 국가들 역시 적지 아니하다.

예를 들어보자. 아르헨티나는 2차 대전 직후에는 세계 5대 부국에 손꼽혔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공무원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하여 몇 달씩 미루는 나라가 되고 있다. 군사력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이다. 소련연방의 군사력이 얼마나 막강하였던가? 그러나 소련연방은 100년을 채우지 못한 채로 해체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한 사회나 한 나라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가?

문화의 수준이요 비전의 높이이다. 문화는 어디에서 오는가? 상상력에서 비롯된다. 상상력에는 정치적 상상력이 있고 시적 예술적 상상력이 있다. 그리고 그 위에 영적 상상력이 있다. 영적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깊은 기도와 말씀 묵상에서 온다. 우리 역사에서 그런 인물들을 찾자면 누구일까? 신라의 원효, 고려의 지눌, 조선의 이순신, 다산 정약용 등을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한국 기독교에서는 아직은 그들에 버금가는 인물을 만나지 못한다.

지금 이 나라는 다가오고 있는 통일한국시대를 바라보면서 탁월한 상상력과 비전이 꼭 제시되어야 할 때이다. 그런 상상력과 비전을 지니지 못하는 지도자들이 앞서 있기에 매사에 삐그덕대고 흔들림이 심하다. 정치적 상상력과 민족적 비전 없이 지금처럼 계속 나가다가는 출구(出口)를 찾지 못하는 선박과 같은 처지가 되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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