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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칼럼]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하여

 

길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한 현장을 보면 대개 조용하게 타협하는 광경보다 서로 잘했다고 큰소리를 치는 장면이 더 많다. 그래서 우리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을 자주 들먹이게 되고, 접촉사고가 나면 그 과정이야 어떻게 됐든 큰소리부터 치고 보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교통사고뿐만 아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목소리를 크게 내면 그 상대방은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경우보다 더 대우해 주거나 때에 따라 굴복을 해준다.

언젠가 눈보라가 심한 기상악화로 항공기가 운항을 못하게 되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가 ‘여객기를 띄워라’고 항의하는 모습을 보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것은 목숨을 담보로 한 비행에 다름 아니었다. 어느 외국인이 ‘한국은 큰 목소리만 내면 다 얻는 나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속으로 ‘참, 떼법이 강한 나라’라는 것을 느꼈다.



큰 목소리 내면 들어주는 풍토 ‘문제’

4·19혁명이 이 땅에 민주주의를 더욱 꽃피우게 한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4·19가 성공한 그 다음의 나라 형편이다. 이미 시위의 주제는 사라졌는데도 시위는 엄청날 정도로 계속 되었다. 심지어는 유치원, 초등학교 아이들까지도 ‘자유를 달라’고 데모를 했다. 그래서 늘 거리는 소란스러웠다. 일부 학생들은 국회로 들어가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들에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큰소리를 치는 장면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곤 했다.

요즈음도 목소리를 크게 내는 일들은 늘 주변의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럼 왜 일부 집단들은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것일까?



결정된 사안 발표 땐 창구 일원화를

그들이 큰 목소리를 내면서 힘을 과시하는 것은 큰 목소리를 내면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들어줄 희망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끝까지 그 큰 목소리들을 무시해 버린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어린아이는 넘어져서 울다가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들을 보면서 더 악을 쓰고 운다. 빨리 와서 일으켜달라는 의사표현이다. 그러나 주위에 아무도 없으면 혼자 일어난다.

세상이치도 같다. 그 상대가 누구든 간에 목소리가 큰 사람만의 주장을 들어준다면 이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질서는 아니라고 본다. 그러므로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하여 우리 모두 다음사항을 지켰으면 한다.

첫째 어떤 법, 정책, 행정 등을 정할 때 철저한 여론조사, 자료조사, 이해당사자간의 대화 등을 통하여 결정한 후 담당 부서, 부처 간의 협의를 거쳐 결정된 것을 한 창구를 통하여 발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일단 발표된 것은 법, 규정,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 조례 등에 따라 철저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로 각종 법규, 법령 등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그 단체나 숫자에 관계없이 아무리 큰소리를 내도, 떼를 써도 들어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정해진 대로 반드시 처벌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규·원칙에 부합하면 우대해야 마땅

어떤 법이나 정책, 행정원칙에 불평이 있다면 민주주의는 여론정치이기 때문에 선거에서 표로 결정해주면 된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의 자립정신을 위하여 걷게 하고 싶은데 아이가 떼를 쓰는 게 가여워 업어주게 되면, 한 번 업힌 아이는 다음에도 포대기를 가져와 업어달라고 하는 것이다. 아무리 떼를 써도, 어리광을 부려도 처음부터 걷게 해야 했던 것이다.

자, 우리 모두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하여 조금씩 목소리를 낮추어 살아갔으면 한다.

아울러 당국은 이미 정해진 법규나 원칙에 위반되면 어떤 경우에도 들어주지 말았으면 한다.

반대로 법규나 원칙에 합당하면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더라도 그 절차를 밟아오면 도와주고 원칙에 따라 우대해 주는 사회풍토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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