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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참여 부족 '그들만의 잔치'로 막내려

지난 9일 (사)한국예총 김포시지부(지부장 이준안)는 김포의 인물인 조선중기 문신이며 의병장인 중봉 조헌(1544-1592)선생을 기리기 위한 제1회 중봉예술제를 개막했다.
김포예총은 개막에 앞서 지난 8일, 김포시 사우동에 위치한 시민회관 다목적홀에서 충북대학교 이석린 교수를 초빙하여 ‘개혁사상가로서의 중봉 조헌’이라는 학술 강연회를 열었으며 이날 저녁에는 여성회관 대강당에서 김포 국악협회가 마련한 창작무용극 ‘주사 손돌공’의 앙콜 공연을 가졌다.
이와함께 9일에는 중봉 조헌 선생이 탄생하신 감정동 감정초교에서 개막장인 공설운동장까지 길놀이 퍼레이드를 벌였으며 이날 밤에는 연예인 출연과 시민 가요열전이 열렸는가 하면 11일 저녁에는 여성회관에서 연극 ‘칠백의 혼’ 공연과 시민회관에서 블라디보스톡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또한 예총 산하 각 예술지부별로 김포 깃발 축전, 김포미술 축전, 김포문학 축전등 각종 전시회가 김포시민회관, 여성회관, 문화의 집 등에서 실시됐다.

◆의미 부여
김포예총은 제1회 중봉예술제를 개최하면서 홍보 팜프렛을 통해 “...김포가 간직한 문화의 공감대를 형성하여 토착민과 이주민들이 화합의 한마당을 펼침으로서 희망찬 미래를 함께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히고 “중봉 조헌 선생의 애국충절을 기리며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이들의 삶의 귀감으로 삼도록 하고 문화예술부문의 발전적 미래를 모색......축제문화를 통하여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권을 신장하고자 합니다”라고 천명했다.
이러한 목적은 분명 김포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향토예술을 한단계 도약시킨다는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중봉 선생의 우국충정과 올곧은 정신을 지역의 사표로 삼아 이를 정신적 지주로 삼고 이를 축제로 승화시켜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분화된 김포시민들을 하나로 묶는다는 것은 매우 효과적 발상임에는 틀림 없고 또한 그 첫 번째 시도에 대해 결코 그 의미를 퇴색 시키거나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번 예술제는 분명 준비의 부족이나 주먹구구식 기획으로 인해 축제로 승화되지 못한 부분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8700여만원의 시비를 투입하고도 말이다.

◆미흡한 예술축제 프로그램의 실예
이번 제1회 중봉예술제의 미흡한 부분은 여러곳에서 나타나 시민들로부터 질책과 비난이 함께 쏟아졌다.
우선 8일 실시된 중봉 선생에 대한 강연회의 경우 종합 팜플렛에는 ‘세미나(중봉 조헌의 삶과 죽음)’이라고 되어 있으나 실제는 ‘개혁 사상가로서의 중봉 조헌’이라는 제목의 충북대학교 이석린 교수의 강연회 였으며 더구나 참석인원도 300여석의 강당에 100여명이 모였으나 이중 동원된 70여명의 K공고 학생을 제외하면 유림측 인사와 추최측 인사를 포함 약 30여명이 참석했을뿐 일반 시민의 참여는 전무한 상태였다.
또한 이날 저녁 여성회관에서 공연된 창작무용극 ‘주사 손돌공’은 뛰어난 작품성과 예술성 그리고 관객 동원에서도 성공적이라 할 수 있으나 손돌공 추모 기일이 별도로 있고 앙콜 공연까지 올렸던 작품임을 감안할 때, 중봉예술제인만큼 중봉 선생에 대한 창작무용이 무대에 올려졌어야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중론이다.
특히 9일에 있었던 개막행사시 감정초교에서 출발하는 ‘길놀이’는 그야말로 예술제의 시작부터 시민을 실망시키는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고 있다.
종합팜프렛에는 이날 퍼레이드 출연팀을 ‘칠백의 혼 출연팀, 대곶중 바라팀, 국외노동자 각국의상 및 기수단, 아파트대표자 연합회 가장행렬, 각 동면별 농악대’ 등등 1500여명이 참가하는 것으로 되어있으나 실제 참가자는 통진두레놀이 팀 40여명과 감정초교생 150여명으로 중봉예술제를 위한 길놀이 인지, 질서지키기 캠페인인지 모를 정도로 초라하기 그지 없었으며 특히 김포예총이 주관했음에도 예총지부장외에 회원 자신들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아 예총산하 각 지부와도 협조가 되지않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이밖에도 날씨를 고려치않은 야외무대 설치로 텅빈 객석으로 남아야했던 시민 가요열전도 몹시 안타까웠으며, 정작 중봉예술제임에도 중봉 선생의 일대기를 무대에 올린 여성회관 대강당의 ‘칠백의 혼’ 공연장이 고작 80여명의 관중만이 객석을 차지했다는 것은 김포예총 기획진의 홍보전략이 미흡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 아니할 수 없다.

◆맺는말
예술제는 예술제 다워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참여가 선행되어야한다.
혹자는 시민들의 의식이 아직 미흡하다거나 예술을 향유할 준비가 아직 안되어 있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건 천만의 말씀이다. 11일 밤. 시민회관 실내체육관을 가득메우고 블라디보스톡 오케스트라의 공연에 심취되어 감동하는 시민들을 볼 때 좋은 공연이거나 적극적 홍보전략을 세우면 시민의 참여는 얼마던지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이번 예술제에서 예총 휘하 지부의 전시회나 공연중 시민의 호응을 받은 프로그램이 많이 있음을 부인치 않는다. 하지만 그 예술행위에서 예술제에 붙여진 이름에 걸맞게 ‘중봉 조헌’선생과 연관지어 의미를 살려낸 것이 얼마나되는지는 예총회원 스스로가 반성해 보아야할 대목이다.
또한 기존의 금파문화제나 농업인 축제 그리고 5월 문화의 달 축제와 어떻게 차별화하고 어떻게 협력하여 그야말로 명실공히 전국적으로 인정받는 김포의 축제로 자리매김 할 것이냐는 것은 예총의 새로운 숙제라 하겠다.
시비가 지원되는 축제는 특정인들의 잔치가 아니라 시민 모두의 삶의 질 향상에 쓰여야 하는 것이며 시민 모두가 향유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총김포시지부는 이번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의 각종 예술축제시에는 완벽한 기획과 준비 그리고 수준 높은 예술성과 예인정신으로 똘똘뭉쳐 진실로 시민을 위한 예술제가 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미 시민들의 눈 높이는 예술성을 가늠하는 수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그들의 권리를 알고 있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예술은 예술로서의 가치가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김포/최연식 기자.cys@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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