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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기자다]‘설익은 밥상’으로 진상떠는 화성시 공직자들

 

 

 

춘추전국시대에 종횡가(縱橫家)로 손꼽히는 소진(蘇秦)이란 인물이 있었다. 그는 본래 낙양(洛陽) 사람으로 귀곡자(鬼谷子)를 스승으로 섬겼고, 수년 동안 제후들에게 유세하러 다니기도 했으나 모두 실패하여 결국 실의에 빠진 채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의 낙향에 아내와 형제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의 형수는 노골적으로 경멸하며 비웃었다.

소진은 두문불출하고는 마침내 종횡의 이론을 생각했다. 연(燕)나라와 조(趙)나라로 가서 제(齊), 초(楚), 위(魏), 한(韓) 등 6개 나라가 연합하여 막강한 진(秦)나라에 대항하자는 건의를 했고, 결국 그의 견해가 받아들여져 6국은 소진에게 승상의 지위까지 맡기며 진나라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소진은 어느 날 북방에 있는 조나라로 가게 되었다. 그는 옛날 생각이 나서 고향에 잠시 들르기로 했다. 그가 집에 도착하자, 그의 형제와 아내는 감히 그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곁눈질하며 시중을 들었다. 특히 형수의 태도는 더욱 공손했다. 소진은 그 모습을 보고 형수에게 물었다.

“옛날에는 무척 거만했는데, 지금은 이다지도 공손해지셨습니까?” 그러자 형수는 “이제는 서방님의 지위가 높아 감히….”

이 말을 듣고 난 소진은 한탄하며 이렇게 되뇌었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소진인데, 부귀할 때는 남들이 두려워하고 빈천할 때는 멸시하니, 부와 명예가 이렇게도 대단하던가!”

우리 주변에도 소진의 형수와 같은 무리들이 적지 않음을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권력을 장악하고 있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 추종자들의 그들에 대한 상반된 태도는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면이 많다.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화성시 공직사회가 특정후보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안절부절 못하는 등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하면서 상대방의 입지에 따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뜻을 가진 ‘전거후공(前倨後恭)’에 빗댄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실제로 일부 공무원들은 마치 특정후보가 당선이나 된 것처럼 ‘사전업무보고’를 하는 것은 물론, ‘인수위원회’까지 서둘러 구성하자 시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화성시장 당선이 유력한 A 후보자의 선거캠프에 일부 공무원들이 사전업무보고 내용을 전달하는 등 너무 앞서 줄 대기(?)와 생색내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에 다른 공무원들조차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공무원들의 이런 앞선 행동에 대해 A 후보자 측 역시 “공무원들이 시키지도 않은 일들을 하고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공직자 신분을 망각한 일부 공무원들이 ‘설익은 밥상’을 A 후보자에게 진상하면서, 밥상을 받는 입장도 난감한 처지에 놓인 셈이다.

아직 6·13지방선거도 치러지지 않은 상태에서 ‘화성시 공직사회’가 벌써부터 유력 후보자(권력)의 움직임에 반응하고, 요동친다면 문제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쩌면 유력 후보자가 화성시장으로 당선이 되었을 때 오히려 사전 아부(阿附)에 급급했던 일부 공직자를 선별, 가려서 기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6·13지방선거. 공직자의 부정행위를 방지하고, 공무 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하여 깨끗한 공직사회를 구현하며, 공직자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그 책임을 다할 수 있게 함을 목적으로 한 ‘공직자 윤리법’을 화성시 공직사회는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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