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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누가 관광객인가?

 

관광과 관련된 현업에 종사하다 보니 이런저런 회의에 자주 참석한다. 최근 회의에서 관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계기가 있었다. 특히 관광객의 정의에 대한 부분이다. 회의 중에 “수원영통에 사는 2명과 당진에서 온 친구 4명이 수원화성을 방문했다면 이 중 관광객은 몇 명일까?”, “수원은 경기남부 거점도시로서 인근 화성, 오산, 용인에서 직장 등 생활권으로 유동하는 인구들이 많다. 주말에 수원화성을 방문하였다면 이들을 관광객으로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들이 오갔다.

그 당시 웃고 넘어가긴 했지만 나름대로 정의가 꼭 필요한 부분이다. 명확한 정의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시장세분화(market segmentation)와 표적시장(target market)을 정확하게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은 관광하는 사람이라고 전제한다면, 관광행위가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봐야 할 것 같다. 김사헌은 그의 저서, 관광경제학에서 관광행위는 여덟 가지 속성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들 속성으로 구성된 이동행위를 관광 현상이라고 보았다.

먼저 공간적 이동(mobile) 행위다. 관광은 공간을 이동하는 행위로서 이동이라는 점에서는 여행, 이주, 통근·통학행위와 유사하다.

두 번째는 자발적이며 자유의지(voluntary and free will)에 따른다는 것이다. 자유의사에 의해 이루어지는 행위로서 회사 또는 소속기관의 명에 따른 해외출장, 해외파병 등 외부에 의해 의무적, 강제적으로 행해지는 여행과는 구분된다.

세 번째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행위이다. 심리적으로 즐거움이 전제되는 행위로서 자유의지에 따르더라도 즐거운 마음이 따르지 않는다면 이미 관광이라고 볼 수 없다.

네 번째는 일시적(temporal) 행위이다. 생활의 틈을 이용해 짧은 기간에 이동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일시적으로 이루어지는 막간행위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체류, 이주 같은 영구적인 체류 행위와는 구분된다.

다섯 번째는 비영리적 행위다. 관광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행위가 아니다. 따라서 이윤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취업여행, 업무여행 등은 관광행위가 아니다.

여섯 번째는 부정기적이며 비규칙적(irregular and non-recurrent)인 행위이다. 일상적으로 혹은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행위가 아니며 통근, 통학, 장보기 등의 일상적인 행위와는 구분된다.

일곱 번째는 주거지로부터 상당한 정도의 공간이탈을 하는 탈일상적(unusual or extraordinary) 행위이다. 주거지 주변 등 일상을 벗어나 이동, 여행하는 행위이며 심리적으로 신기로움(novelty)과 고유성(authenticity)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다시 말해 일상이라는 느낌을 벗어나 새로운 그 무엇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상당 정도의 공간적 이동이 전제되어야 한다.

여덟 번째로 새로운 지식 체득을 하는 자기계발(self-enlightening) 행위이다. 새로운 제도나 문물을 체험하고 습득하는 자기계발 행위로서, 교육적인 함의를 지니고 있다. 휴식이나 기분전환을 주된 기능으로 하는 여가(leisure), 위락(recreation)과 크게 다른 점은 바로 관광이 새로운 지식습득을 통한 자기계발의 기능이 더 강하다는 데 있다.

물론 이들 모든 속성을 충족하는 관광객은 보기 드물 것이다. 특히 현재의 트랜드가 당일치기, 도심 속 휴양지, 근거리 여행으로 대표되는 여행의 일상화(staycation)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상기의 내용은 매우 학술적인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실무에서 관광객을 정의할 수 있는 키워드를 추출할 수 있다. 순수관광 관점에서 ‘일시적’, ‘거주지를 떠나’, ‘일정 기간(또는 거리)’, ‘비영리 목적’, ‘즐거움’, ‘복귀’ 등이 주요 키워드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지역이라는 범위는 기초, 광역지자체로 구분된다. 각 지자체는 지역의 특성과 목적에 맞는 관광객의 정의가 필요하다. 관광통계와 마케팅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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