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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엉터리 민원의 병폐

 

우리 집 옆에는 지금 연립주택 건축이 한창이다.

서울에서 온 건축업자가 축사 자리였던 토지를 매입해 빌라 세 동을 짓고 있는데 각종 민원으로 골머리를 썩으면서 많은 후회를 한다. 주변 사람들이 이 정도의 민원을 제기할 줄 알았으면 아예 시작을 하지 않았을 것이란 말을 하면서 도시 사람들보다 시골 사람들의 막무가내 민원에 질렸다며 하소연을 하는 것을 보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건축일을 하다 보면 각종 민원이 발생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정할 수 있고 합당한 것이면 응당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민원이라는 것이 목적이 다른 곳에 있고 그것이 만족되지 않을 시는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행정당국은 그 민원이 합당한가 보다는 민원이 발생하였으니 일단 공사를 중단하고 당사자간에 합의를 하고 오라 하니 언뜻 보기에는 좋아보이는 해결 방법이나 사업자 입장에서는 이보다 난감한 것도 없는 것이다.

말이 좋아 당사자 합의에 의한 해결이지 당사자 합의에 정점에 있는 요구조건에는 무엇이 있는가. 그것을 모르는 관계공무원은 없을테고 그것을 알기에 아예 피해 버리는지도 모르는 모르겠다. 그러나 민원 해결 방법으로서는 전혀 탐탁하지 않은 방법이며 더군다나 군수 후보자들의 단골 메뉴 인구를 늘리겠다고 공약을 해놓고는 오히려 인구 늘이는 일에 저해되는 일에는 무관심한듯하니 이 또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시골 동네에는 집이라도 하나 지으려면 관공서 허가를 득한 후에는 또 다른 허가가 필요한 것 같다. 뭐라 명명하기는 어려우나 마을 허가가 필요하다. 마을 허가라는 것이 건축물이 마을이나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여 이루어지는 조건을 따지는 것이라면 얼마나 바람직하고 내 지역 사랑하기 실천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그런 것은 여태껏 본 적이 없고 있는 것은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서 마을 발전기금이라는 형태를 취해서 금전을 요구하는 것이다.

정말 치졸하고 유치하고 창피한 일이지만 돈이면 최고라는 풍조는 시골 동네를 이 지경까지 만들어 놓았고 그것에 중심에는 당사자 합의에 의하여 문제 해결을 하고 오라는 식의 담당자의 업무 처리가 한몫을 한다고 생각하기에 한없이 씁쓸한 것이다.

필자는 그래서 지역에도 민원을 처리하기 위한 특별한 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제기되는 민원이나 표출되는 갈등 해결을 위한 기구로 민관 협의로 위원회 결성을 하고 모든 민원이 그곳에서 1차 처리한다고 하면 아마도 불필요한 민원은 많이 줄어들게 되리라 본다.

현재 거주하는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집을 잘 지을 수 있도록 지도 감독을 하여 명품 집이 만들어지고 명품 마을이 만들어지고 집값까지 저렴하다면 우리 동네에 와서 살 사람들 많다고 본다. 그러나 금전 착취를 위한 방편으로 쓰이는 민원이 만연하면 그 동네 가서 집을 한 번이나 짓지 두 번은 안 한다고 할 정도에 말들이 돌아다니면 인구정책은 실패가 될 수밖에 없다.

13만 인구가 거주하는 가평이 되기 위해서는 행정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주민 우선에 민원도 좋지만 건축 현장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민원이나 전원생활 하겠다고 내려오는 이주 도시민들 건축현장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움을 없애는 일에도 전심전력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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