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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얻은 일자리 쫓겨날까 좌불안석”

휴게시간 늘려 무급 노동 강요하더니
인력 감축에 월급 또 밀릴까 불안
용역업체 소속이라 언제든 해고
가뜩이나 고통 받았는데 희생의 직격탄

최저임금 8350원, 경비원·미화원 울상

“월급 올려준다는데 싫다는 사람이 있겠어요. 이미 지난해에도 최저임금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우리 같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정리대상이 되었는데 마냥 좋아할 수 없죠.”

16일 용인시 기흥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경비원 A씨는 “받는 사람은 좋은데 주민들도 생각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기 호주머니에서 돈이 더 나간다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는가”라면서 “월급이 올라간다니까 좋기도 하지만 지난해부터 여기저기서 경비원을 줄인다고 난리였는데 이러다 실업자가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수원시 팔달구의 한 오피스텔 미화원 B(여)씨는 “올 초 인건비 미지급 등으로 고통을 받았는데 아파트보다 우리같은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이 희생의 직격탄을 맞는다”며 “경비원보다 더 먼저 해고의 대상이 되는게 우리같은 사람들인데 겨우 얻은 일자리를 또 잃을까 걱정이고, 월급이 또 밀릴까도 걱정”이라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내년도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천350원으로 결정되면서 환영 일색인 아르바이트생들과 달리 아파트 경비원과 미화원 등은 벌써부터 인력 감축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이미 올 초 일부 아파트에서 인건비 부담을 줄인다며 대량 해고 등 한바탕 홍역을 치뤘던데다 명목상 휴게시간을 늘리는 꼼수를 써 실질적인 임금 인상 효과조차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부 경비원들은 명목상 휴게시간에도 곳곳에서 주민의 짐을 들어주거나 대리 주차를 해주는 등 사실상 ‘무급 노동’을 강요받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 차를 대신 빼주던 경비원 C씨는 “내년에 또 최저임금이 오르면 아마도 명목상의 휴게시간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고, 전체 월급은 별반 달라지지 않겠느냐”고 쓴 웃음을 지었다.

또 다른 경비원 D씨는 “사실 근무하는 우리들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휴게시간이나 최저임금이 아니다”라며 “경비원이나 환경미화 등 아파트나 상가 등에서 일하는 사람 대부분이 직접 고용이 아닌 용역업체 소속이어서 언제든 어떤 이유로든 마음대로 자를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라고 한탄했다.

이에 대해 한 관리인은 “아파트는 물론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의 경우 고용문제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입주자 개개인의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며 “내년이 시작되기 전에 계약된 관리회사와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어떻게든 (경비원·미화원 고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건기자 90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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