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특별기고]배우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배울 수 있는 나라

 

연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무더위와 함께 찾아온 여름방학 기간에 많은 학생들은 더위를 피해서 산으로 강으로 떠나 재충전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무더위 속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구슬땀을 흘리는 만학도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방송통신중·고교를 다니는 재학생들이다. 저마다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10대 시절 배움의 시기를 놓친 사람들이다.

경기도에는 5곳의 방송통신고등학교와 4곳의 방송통신중학교가 있으며 올해 6월1일 기준으로 약 2천4백여명의 재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2015년까지는 도내 방송통신중이 수원과 의정부에만 각 1개교씩 있어 경기 서남부 지역에 거주하는 성인들의 평생학습에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2016년에는 광명중학교와 분당 삼평중학교에도 각각 방송통신중학교가 지정되어 도내 방통중학교 수요자들의 갈증이 조금 더 해소되는 성과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 아직도 도내에는 배움에 목마른 방통중과 방통고 수요자들이 많다. 도교육청 제출 자료에 따르면 도내 초등학교 졸업 학력자가 약 61만 명, 중학교 중퇴자가 약 6만6천명으로 약 67만 명의 방통중 잠재수요자가 있고, 중학교 졸업 학력자가 약 61만 명, 고등학교 중퇴자가 약 7만5천명으로, 68만 명이 넘는 방통고 잠재수요자가 있다. 평균 수명이 점차 늘어나고, 생애 직업을 여러 개 갖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정상 학업을 중단했더라도 배움을 다시 이어가는 것이 개개인의 인생을 더욱 풍요롭고 윤택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정해진 시기에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는 학생들 중심’으로 이뤄졌던 것이 현실이다. 각자의 사정으로 학교에서 교육을 받지 못하고 개인적으로 검정고시를 준비한다든가, 배움의 시기를 놓쳤다가 뒤늦게 학업을 계속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책이 미비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교육부가 정규 교육과정과 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위한 정책을 담당하고, 학교밖청소년은 여성가족부가 담당하며, 검정고시 업무는 시·도교육청에서 맡는 등 그 담당주체가 달랐다는 것도 수요자들이 제대로 된 정보와 지원을 받는 것에 어려움을 주는 요소가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국회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1년은 국회에서 우리나라 전체 예산을 다루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역임했는데, 2018년 예산을 심사하며 교육부 예산에 ‘평생교육 검정고시 지원 프로그램 운영’ 예산 8억 원을 담아낸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당초 정부 제출안에는 없었던 사업이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그 필요성이 인정되어 예산 반영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이 예산을 통해 검정고시와 관련한 현황 조사나 관련 용역, 검정고시 프로그램 시범 운영, 검정고시 네트워크 구축 등이 이뤄지게 되는데, 아무쪼록 올해 처음 운영되는 이 사업이 앞으로의 큰 틀을 제대로 짜는데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예산 반영뿐만이 아닌 법률 개정도 필요한 부분이다. 지난 1월 29일, 국가가 검정고시와 관련된 평생교육 과정의 개발 및 보급을 위하여 노력하고, 이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도록 하는 ‘평생교육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는데, 이는 그동안 개별적으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그 비용을 온전히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교육감의 소관 업무여서 국가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미흡했는데,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러한 불합리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평생교육은 대한민국의 교육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실질적인 교육 혜택을 주는 교육복지의 근원이다. 배움을 이어가고자 하는 우리 국민이 누구나 빠짐없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입법상 부족함이 없는지 더욱 꼼꼼하게 살피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 지역공동체를 중심으로 평생교육이 활성화되어 대한민국이 ‘배우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배울 수 있는 나라’가 되는 모습을 그려본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