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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학입시는 이제 대학자율에 맡기자

지난 1년 동안 공론화 과정을 거친 대입개편안이 결국 ‘빈 손’으로 돌아왔다. 국가교육위원회가 명확한 비율을 제시하지 않고 수능 위주의 전형을 확대하라고 권고만 하면서 대입 개편문제는 다시 교육부로 넘어왔다. 애초에 여론에 맡긴 것부터가 잘못됐다는 비판을 받은 터다. 물론 대학입시제도가 우리나라 보통교육의 방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 중요성을 감안해 교육부는 대입제도 개편의 주요 쟁점들을 국가교육회의로 넘기고 400여 명의 의견까지 들었지만 뚜렷한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대학 수험생 학부모 중·고교 등 이해 당사자들 간의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했기 때문이다.

1969학년도부터 도입된 대학입학 예비고사 이후 대입제도는 그동안 학력고사 수학능력시험 등 숱한 개편을 거쳐 부분적인 수술을 가했다. 그때마다 정답은 없었으며 오히려 수험생과 교사 그리고 대학의 혼란만 가중될 뿐이었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에 교육 철학과 가치의 부재라는 의구심만 커졌다. 이번에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을 확대하라고 정부에 권고한 것을 두고도 진보교육단체들의 반발만을 불러왔다. 사실상 현행 대입제도 테두리 안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졸속 그것이었다.

우리는 지금 자율화와 다양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개인의 특성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글로벌 인재육성이 시급한 때다. 따라서 오늘의 결과에서 보듯이 대학입시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언제까지 정부가 간섭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하는지 답답한 노릇이다. 뾰족한 답을 제시하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이제 학생선발은 대학자율에 맡기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학령아동의 급격한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는 대학들도 최근 다양성과 자율성을 표방하며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그동안 정부나 학부모가 우려했던 대학의 입시부정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차라리 입시는 대학에 맡기자. 대학의 특성과 자율성을 존중해주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50만 명에 이르는 수험생들이 대학을 직접 고르고 자신의 소질과 미래의 꿈을 키우도록 해야 하다. 이번 대입제도 개편논의에서도 당사자인 대학의 의견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자문기구와 시민들의 여론에 떠넘기는 것이 말이 되는가. 미래의 인재를 가르치는 것은 대학의 몫이다. 학교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인재를 기르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학 자율로 신입생을 뽑도록 하는 게 맞다. 자율화 다양화 시대에 대학을 중·고교처럼 평준화할 수 없는 현실을 보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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