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철책 옆 자유路… 역사·미래 공존하는 ‘시간의 여정’

② 고양 4~5코스

 

 

 

 

 

 

대한민국 ‘10번째 100만 도시’이자 ‘꽃의 도시’인 고양은 환경·문화·예술·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며 도시 개발의 새로운 역사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인 서삼릉과 서오릉의 이야기를 통해 민족의 얼을 읽을 수 있고, 동양 최대의 인공호수인 호수공원에는 낭만과 젊음의 쉼이 머물고 있다. 또 국내 최대 규모 전시 컨벤션센터인 킨텍스에서는 차세대를 이끌어갈 미래의 아이템을 엿볼 수 있다. 고양 평화누리길 4~5코스에선 맑은 공기와 진한 솔향기,고즈넉하면서도 트렌디한 풍경과 경쾌한 소리를 느낄 수 있다.산길에선 천천히, 도심에선 분주히 움직이며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지는 곳이다.평화누리길 4, 5코스인 고양의 행주나루길과 킨텍스길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느껴보자. <편집자 주>

 

 

 

 

 

행주나루길(평화누리길 4코스)

국난 극복 역사 현장인 ‘행주산성’부터
국내 최대 인공호수인 ‘호수공원’까지
산과 강, 도시와 농촌마을 두루두루 경험


평화누리길 4코스인 행주나루길은 행주산성에서 일산 호수공원에 이르는 고양 첫째길로 산과 강, 도시와 농촌마을을 두루 경험할 수 있는 길이다. 한강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행주산성은 그 유명한 행주대첩에서 국난을 극복하고 승리까지 견인한 역사의 현장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항쟁하면서 쌓은 토성인 행주산성에는 권율 도원수의 사당인 충장사와 행주대첩비, 기념관 등이 놓여있다. 한 발 한 발 이곳을 걸으며 역사를 새로이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다가 내려오면 평화누리길 이정표를 따라 식당 거리에 닿게 된다. 좌측으로는 행주나루로 이어지는 강변길이 열리고, 이어 옛 나루터가 위치했던 행주대교 아래를 지날 수 있다. 한강의 길목이었던 행주나루는 서해로 수송된 전국의 세곡과 세금, 생선과 물자를 도성으로 실어 나를 때 반드시 들리던 중간 보급기지이자 국제 교역항 이었다. 1978년, 행주나루 역사는 명을 다했지만 지금은 표석을 통해 나루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행주나루를 지나 이어진 강변은 온통 철조망으로 둘러쳐져 있다. 녹슨 철조망은 여기가 다시 평화를 꿈꾸는 길임을 알게 한다. 그 아래 농로를 따라 걷는 길은 다소 지루한 감이 있지만, 한적한 도시 외곽마을과 농촌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충분히 매력적이다.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면 어느새 자유로 아래 굴다리를 지나 넓은 들판을 마주하게 된다. 이 들판을 중심으로 양쪽에는 자유로와 제2자유로가 곧게 뻗어 있다. 막힌 철책성 옆 ‘자유로’라는 이름이 어쩐지 아이러니하지만 들판과 수로의 둑길을 따라 걷다보면 시원함이 느껴져 새삼 자유를 만끽하게 된다. 그 이후로는 삼성당마을에 다다른다. 삼성당마을은 과거 배가 들어왔었고, 경의선 열차가 지나가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이곳을 빠져 나오면 능곡과 일산 백석동을 이어주는 호수로가 나타난다. 차량의 왕래가 많아 느긋하고 여유로운 걷기 여정을 꿈꿨던 사람이라면 아쉬울 수 있지만, 봄에는 벚꽃나무가 길벗이 되어줘 더 없이 걷기 좋은 길로 변한다.

섬말다리를 지나 수로를 따라 걸으면 백마로 밑의 토끼굴이 나타나고, 그 길로 곧장 앞으로 가면 호수공원길이 나타난다. 호수공원으로 가는 농로는 수로를 옆에 끼고 주말농장 밭이 연이어 자리한다. 주말농장들을 지나면 이정표가 호수공원 안을 가리킨다. 들어서자마자 가로수로 심어진 메타세쿼이아가 양쪽으로 도열해 여행자를 반겨준다. 우리나라 최대의 인공 호수인 호수공원은 일산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조성됐다. 호수를 중심으로 자전거 전용도로와 산책로가 조성돼 있고, 습지생태공원과 전통 정원, 야외 무대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750m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피톤치드 향을 느끼며 호젓하게 산책하기 제격이다. 그 길이 끝나는 길엔 고양시 선인장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순찰로 구간 11㎞와 임시구간 10.1㎞로 나뉜 평화누리길 4코스 행주나루길을 돌아봤다.



 

 

 

 

 

킨텍스길(평화누리길 5코스)

심학산 둘레길까지 총 13㎞… 문명·풍경 조화
MICE산업·신한류 메카 ‘킨텍스’ 등 볼거리 다양
해넘이 명소 ‘심학산’ 남북 화해무드 타고 관심


문명과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평화누리길 5코스, 킨텍스길은 호수공원길에서 시작해 심학산 둘레길로 끝나는 총 13㎞의 길 사이엔 다양한 도심의 문화 공간과 한발만 벗어나면 지친 도시인들의 몸과 마음을 달래줄 자연이 사계절 내내 자리한다.

5코스는 고양시와 파주시를 걸쳐 조성된 구간으로 호수공원 선인장전시관부터 파주출판단지까지 이어진다. 선인장전시관에선 온몸을 감싸는 뜨끈한 열기와 함께 국내에선 보기 힘든 750여 품종의 다양한 선인장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장을 나와 메타세쿼이아 길을 따라 서쪽으로 계속 이동하면 노래하는 분수대가 보이는데, 이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몬주익 분수대를 본떠 만든 것으로 4월부터 10월까지는 매일 저녁 클래식과 재즈, 팝 등 다양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음악에 맞춰 지름 50m의 주 분수와 4개의 보조 분수가 수직형, 원형, 타원형 등으로 최대 500가지 정도의 분수 쇼를 선보인다.

분수대를 지나면 국내 MICE 산업과 신 한류관광의 중심지인 킨텍스가 서 있다. 국제 컨벤션센터인 킨텍스에선 국제박람회, 전시회, 체육행사 등 고부가가치의 국내·외 행사가 진행된다. 최근에는 비즈니스 관광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 킨텍스 인근 육교를 지나 고양 실내체육관 앞 사거리에서 송포동 방향으로 나가면 비로소 과거 고양의 풍경을 품은 들판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화 1교를 지나 둑길 대로 걷다 덕이교를 지나면 오른쪽에 제방길이 나타나고, 덕이 2교를 건너 골목길을 벗어나면 제2자유로 굴다리가 나온다. 이곳이 바로 심학산 둘레길의 들머리다.

 

 

 

 

해발 194m의 심학산(尋鶴山)은 낮은 높이지만 한강이 흐르는 평야 지대에 홀로 우뚝 서 있는 터라 조망이 우수하다. 특히 산 정상에 있는 팔각정에 오르면 한강과 그 너머 산야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가 아름다워 수도권 해넘이 명소로 손꼽히는 산이다. 사실 심학산은 휴전선과 맞닿은 파주 지역에 위치해있어 남과 북이 분단된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장소였는데 남북관계가 화해 분위기를 보이면서 관심받기 시작한 곳이다. 산으로 들어 둘레길로 방향을 잡으면 흙길이 이어져 여유가 찾아온다.

둘레길 전망대에 이르면 사방이 탁 트여, 앞서 지나온 자유로를 볼 수 있다. 또 그 옆으로 한강과 임진강의 물줄기가, 물길 너머에는 북한의 개풍군도 아스라이 초점에 들어온다. 맑은 날엔 강화도의 산들과 영종대교 그리고 개성 송악산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고개를 뒤로 돌리면 일산과 교하신도시의 아파트무리가 보이고 그 너머로 북한산 봉우리가 솟아 있다. 해질 무렵엔 한강과 산야를 붉게 물들이는 장관이 선보여진다. 어둑어둑해진 산길을 조심조심 내려와 군부대 담장을 끼고 파주출판단지로 들어서면 종착점이 나타난다.

/최준석기자 jschoi@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