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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도마에 오른 병역특례

이스라엘에선 군대에 갔다 오지 않으면 정상적 사회생활이 힘들다. 그래서 젊은이는 누구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군대에 가려고 한다. 자폐증 청년들도 병역면제는 차별이라고 주장할 정도다.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로마인들도 그랬다. 뿐만 아니라 병역의무를 신성시했다. 힘 있는 귀족이든 힘 없는 평민이든 병역을 치러야만 비로소 한 사람의 시민이 된다고 여긴 탓이다. 특히 귀족들의 솔선수범은 강한 군대를 만든 원천이었다. 그들은 전쟁터에 맨 먼저 달려나가고 최전선에서 군대를 이끌었다. 로마가 1000여 년간 번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로 로마의 ‘강한 군대’를 꼽는 역사가도 있다. 어떤 나라도 그 수준을 넘는 군대를 가질 수 없다.”라는 진리를 새삼 되새기게 한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부끄럽게도 병무행정이 병역기피자들과의 싸움으로 점철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도덕적 해이가 심하다.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어느 한해 병역문제로 시끄럽지 않은 해가 없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지도층 자녀들과 유명인들의 병역비리는 사회를 온통 뒤집어 놓기 일쑤였다. 덕분에(?)병역을 면제받는 수법도 기발할 정도로 진화했다. 그런 가운데 45년전 운동선수들을 대상으로 군 면제 특례조항이 생겼다. 올림픽 등에서 금메달을 따거나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할 경우 병역을 면제해주는 혜택이 그것이다. 1976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레슬링 금메달을 딴 양정모부터 900명 가까이 대상이 됐다. 문화예술계도 국내외 유명 콩쿠르 우승자, 무형문화재 전수자 같은 ‘예술요원’이 대상이다. 국력이 미미하던 시절 ‘국위 선양’이나 ‘문화 창달’ 차원에서 생긴 제도지만 갈수록 논란이 커졌다. 선수와 지도자들이 스포츠 그 자체보다, 군 면제 혜택을 더 목표로 삼아 그랬다.

2018 아시안게임이 끝난후 야구 대표선수 선발 행태가 병역 회피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것이 부각되면서 병역특례 존폐론이 도마에 올랐다. 거기에 대중예술 등 타 분야와의 형평성 논란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신성한 국방의무’가 마치 ‘은밀한 거래’의 대상이 된 것 같은 현실, 안타깝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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