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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특사는 언제 미국으로 가나?

 

 

 

우리 정부의 대북 특사단이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후 “숨 가쁜 중재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 언론의 보도다. 또 다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 청와대 관계자는 “혈로 뚫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보도를 보면서 고개가 갸우뚱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이해가 잘 안 되는 점은, 중국과 일본에는 특사를 보냈는데, 미국에 특사를 보냈다는 보도는 아직 없다는 점이다. 모두가 잘 알다시피 지금 한반도 위기의 핵심은 미북관계에 있다. 즉, 북한의 핵과 미사일 때문에 불거진, 북한과 미국 그리고 북한과 국제사회간의 위기가 지금 한반도 위기의 핵심적 본질이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할 때, 대북특사단이 중요한 메시지를 갖고 왔다면 가장 먼저 특사를 파견해야 할 나라는 미국임이 당연하다.

그런데 8일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특사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10일에는 서훈 국정원장이 특사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다고 하는데, 미국에 특사가 언제 갈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물론 대북특사단이 돌아오자마자, 특사단 대표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했다고 한다. 이 통화에서 미국 측이 북한에게 전달해 달라는 메시지에 대한 김정은의 답변을 알려준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니까 중요한 부분은 맨 처음 미국에게 전달했다고도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에는 특사를 파견해 직접 대면 설명을 하지만, 미국과는 전화통화만 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직도 미국과는 일정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특사단이 북한을 방문하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통화를 했고, 미국 측의 메시지를 갖고 북한에 갈 정도였다면, 일정 조율이 안 돼 미국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 정부의 주장대로 “혈로가 뚫리는” 정도의 성과가 있었던 방북이었다면, 미국의 입장에서도 만사를 제쳐놓고 우리의 얘기를 직접 듣는 것이 최우선시 돼야 논리적으로 맞는 것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쓴 친서가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배달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9일 AP통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노스다코타주 파고에서 열리는 정치 행사 참석을 위해 에어포스원으로 이동하던 중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보낸 편지가 내게로 오고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만일 이런 보도가 사실이라고 한다면, 이런 궁금한 점이 생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가 북미사이를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 때, 중요한 메시지는 우리가 미국에게 전달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는다. 더구나 특사단이 북한에 가서 김정은을 직접 만나기까지 했으니, 중요한 메시지는 대북특사단을 통해 미국에 전달되는 것이 논리적으로는 맞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김정은이 직접 미국에게 자신의 친서를 전달한다는 보도가 사실이라고 한다면, 우리의 역할은 과연 무엇이었는지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 특사단이 북한에 가서 중재역할을 잘 했기 때문에 김정은이 미국에게 직접 친서를 전달했다는 논리도 성립은 가능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우리가 김정은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는 과연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런 부분을 미국 측에 직접 “대면 전달”하기에 앞서 김정은이 친서를 미국 측에 직접 전달한다면, 우리가 말하는 “중재 역할”이라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 지 궁금해 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 일어나는 일련의 상황은 논리적으로 볼 때,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한반도 위기만 없어질 수 있다면, 누가 무슨 역할을 했느냐 하는 부분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는 하지 않으며, 말로만 뭔가를 하겠다는 모습을 되풀이 보여주고 있는 상황에서는, 지금 우리 정부가 주장하는 중재 역할이 어느 정도까지인지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궁금한 사항은 좀 더 명확해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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