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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정상화되려면 무너진 교권 함께 세워야”

 

 

 

교사권익 보호활동 최우선
‘교권 전담 변호사’ 배치 추진
학부모 민원 등 교권침해 대응

도교육청 정책 ‘비판적 협조’
예측 가능한 인사·교육정책 필요
학교장 자율성 확대 적극 요구할 것

사회적 분위기 형성 필요
교육시스템 붕괴 원인은 ‘불신’
임기 내내 소통… 신뢰 회복 심혈


백 정 한 신임 경기교총 회장

경기도 교육의 두 축으로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경기교총)를 꼽는다. 도교육청이 초ㆍ중ㆍ고생들의 교육 방향을 설정하고 제시한다면, 경기교총은 이를 청소년들에게 교육하는 선생님들의 모임이다. 현재 경기교총 소속 회원은 3만2천여 명에 달한다. 지난 1일 경기교총 회장으로 취임한 백정한 수원 우만초등학교 교장을 만났다. 경인교대를 졸업하고 이천 부발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이후 35년의 시간을 오롯이 교육에만 헌신한 그다. - 편집자 주-

 

 

 

 

백정한 회장이 교직에 뜻을 둔 것은 사촌형의 영향이었다.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준비하던 백 회장은 ‘순수한 아이들을 교육을 통해 성장시키는 보람’을 쫓아 교대에 진학했다. 그는 처음 교편을 잡은 1980년대 초반과 지금의 교육환경은 전혀 다르다고 말한다.

“교사의 보람은 제자가 성장한 모습을 볼 때다. 과거에는 아이들도 순수했고, 학부모는 선생님을 믿고 따라줬다”는 백정한 회장은 “지금은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을 떠올리면서 교사를 꿈꾸던 사람들도 일주일만에 자괴감을 느낀다. 학부모가 선생을 믿지 않는다. 교사의 열정을 매도하는 민원에 시달리고 나서 교사의 길을 후회하는 교사들이 많다”며 애로점을 토로했다.

백 회장이 제시한 경기교총의 방향은 교권수호를 최우선으로, 할 말하는 교총, 공평하고 편안한 정책이다.

과거 단순한 아이들간 다툼으로 여겼던 일을 지금은 학교폭력이라는 범죄로 인식하는 부모들이 많다. 학교폭력과 관련해 “내 아이가 무조건 옳다며 항의하는 학부모들의 지나친 언행이 학교 현장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라는 백정한 회장은 “교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에 최우선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회장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교권 전담 변호사’ 배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교권 침해로 법률적·정신적 지원이 필요한 교사가 있으면 교총에서 나서 적극 대응하기 위한 사업으로, 이달 초 법률전문가와 교사 등 7명으로 채용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를 통해 적합한 법률전문가를 심의해 오는 11월1일부터 상근변호사로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백 회장은 “우리의 교육이 정상화되려면 교권을 세워야 한다”며 “회원 가운데 교권을 침해당해 어려움을 호소하면 적극 대응하고, 평상시에는 교권침해 예방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경기북부사무소 개설과 교육청 정책에 대한 ‘비판적 협조’를 통해 건전한 교육발전을 견인하고, 회원들과 언제든지 대화하며 소통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경기도 교육행정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중장기적 예견이 불가능한 인사정책”을 지적한 백정한 회장은 “교사로 임용되면 대부분의 교사가 10년, 2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꿈꾸며 준비하게 되는데 최근 인사시스템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흔들리면서 교감, 교장을 준비했던 후배들이 꿈을 접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요즘 교사들은 학생들보다 학부모의 민원에 고충을 받고, 인사제도 변화로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예측가능한 인사와 교육정책이 필요하다”며 “선생의 전문성은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것으로, 어느 직종보다 높은 책임성이 요구되지만, 최근 사회·문화적 영향으로 교사들이 많이 위축돼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장의 자율성 확대를 교육청에 적극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교사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실무사 선발권을 학교장 자율로 해 줄 것과 교장공모제 개선안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학교에서 선생들의 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인 실무사는 복지사, 돌봄교실 교사 등을 총칭하는데 선발과 관리 권한이 학교장에게 있다가 교육청에서 관리하면서 여러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구절벽 현상으로 인해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과 관련해서도 우려가 깊다.

백 회장은 “신도시는 과밀현상을 겪는 학교도 적지 않지만 농어촌은 통폐합이 불가피한 학교가 늘고 있다”며 “교사들의 적절한 배치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청과 대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형성이 필요하다”며 “학부모보다 교사들이 더 많은 시간을 학생의 교육과 성장을 위해 할애하고 고민한다. 선생님을 믿어 달라. 교육은 하루아침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백정한 회장은 “지금 우리 교육의 여러 문제는 불신에 원인이 있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피해를 당해도 학교가 보호하지 않는다는 불신, 나와 다른 교사의 의견을 권위적으로 무시하는 불신이 교육시스템 붕괴의 원인”이라며 “임기 내내 소통하고 경청하는 자세로 이런 분위기를 일소하고, 교육이 제자리를 찾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교육 관계자와 학부모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안직수기자 jsahn@

▶ 백정한 회장은

9월 1일, 3년 임기의 경기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한 백정한 회장은 1983년 경인교대를 졸업하고, 이천 부발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금곡초 교장을 거쳐 우만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다. 경기교총 부회장과 수원교총 회장, 한국교총 발전연구위원을 역임했다. 부회장으로 당선된 공창웅 평택 은혜고 교장, 장병권 성남북초 교장, 황은주 양주 광숭초 교사, 이병호 화성 동탄국제고 교사, 김신택 수원 대림대 교수와 함께 35대 경기교총을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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