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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평생학습마을 ‘살맛 나네’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의 공동행사는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다. 더우기 아파트 단지별 행사는 찾아보기가 더 어려운 곳이 많다. 설령 행사가 진행되더라도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는 기대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과연 우리는 마을을 위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환경 속에서도 파주시 문발동의 노을빛 마을은 주민들은 자발적 참여로 인한 공동체 활동으로 1년에 10여 번의 행사와 주민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교하 1·2단지 13년 된 임대아파트
그림그리기 한마당·심학산 걷기행사 등
1년에 10번의 행사·주민프로그램 운영

공간조성사업 끝낸 ‘작은 도서관’
주민 평생학습공간으로 탈바꿈
마을 주민들 자발적 재능기부 참여로
퀼트·한지 등 12개 과목 수업 중


파주시 노을빛마을 ‘노을인’

노을빛 마을은 13년 된 임대아파트 단지다. 1단지 1천100가구, 2단지 700가구 등 총 1천80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노을빛 마을의 정식 행정 명칭은 교하 1·2단지다. 2005년 12월 최초 입주 시작과 동시에 임차인대표회의 발족, 임차인대표와 동 대표를 선출하고 이들의 기획하에 이듬해인 2006년 5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기축구회 친목 모임을 결성 했다. 같은 해 주민들이 직접 예산을 모아 아파트 단지 내에 ‘작은 도서관’도 설립했다. 이 것들이 이들의 첫 공동체 활동의 시발점이다.

노을빛 마을은 2007년 5월 단지 내 중앙광장에서 제1회 그림그리기한마당을 열어 단지 내 아이들이 그림 실력을 뽐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림그리기한마당은 아이들의 참여 뿐 아니라 부모들이 함께 나와 서로 그림을 평가하고 같이 그림도 그리는 시간을 통해 주민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데 이바지 했다. 그림그리기한마당은 지금까지 진행형이다.

또 2008년부터 매년 어버이날 행사를 개최, 음식점을 빌려 아파트 단지 내 혼자사시는 어르신들에 무료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해마다 오는 크리스마스에는 중앙광장에서 주민들이 직접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하고 점등식을 하는 등 크리스마스도 마을 공동체 활동의 일환으로 변화시켰다.

2009년 7월부터는 아이들이 방학 기간을 이용, ‘엄마손밥상’ 프로그램을 매년 진행중이다. ‘엄마손밥상’ 프로그램은 방학 때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모여 방과 후 교실 같은 형태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방학 중에도 마을 학부모들과 아이들의 소통활동을 지속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례적이긴 하나 마을 주민들이 모여 등산도 한다.

2012년 9월 시행한 심학산 가족걷기행사가 마을 주민들이 함께 등산을 한 시발점이다. 가족걷기행사는 가족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모여 등산을 하고, 등산 후에는 다같이 식사도 즐기는 시간이다. 이 행사는 주민들의 참여와 호응이가 좋아 매년 가을마다 진행하고 있다.

노을빛 마을은 2013~2014년 LH공동체활성화 예산지원을 받아 LH마을형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을 구성했다.

2013년 1월 ‘신나는도시락’의 생활협동조합 발기인 모집 후 같은 해 6월 발족했다. 신나는마을학교 주민강좌를 통해 북아트, 자수공예, 미술심리치료, 난타 등을 진행했다.

그러나 수익 창출이 목적인 마을기업형태의 활동을 진행하다보니 마을 주민들의 참여가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던중 노을빛 마을은 2015년 경기도가 실시하는 마을공동체를 만나게 됐다.

이 때부터 노을빛 마을의 공동체활동 목표는 규모를 키우고 수익을 창출하는 기존 방식에서 주민들 서로가 융화하는 형태로 심화됐다.

노을빛 마을에 ‘노을빛마을 공동체 노을인’이라는 주민자생조직이 생긴 것.

이재희 노을빛마을 공동체 노을인 대표는 “임대아파트 특성상 최초 입주자나 중간에 들어온 입주자나 자기 집이 아니기 때문에 살다가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며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웠었다”고 말했다.

기존의 주민참여 행사, 프로그램에도 더욱 관심을 가지고 힘쓰기 시작했다.

2015년 8월 예술인파견지원사업 협약식을 체결, 작곡가와 연극연출가·영상작가·동화작가 등을 초빙 해 마을 주민들의 문화적 창작 활동에 앞장선 것.

같은해 10월에는 단지 내에 노을빛마을극장 개관, 마을 주민들이 연극연출가로부터 배운 것을 토대로 연극을 하고 마을 UCC발표회도 열었다. ‘기타교실’도 열어 주민들의 기타동아리를 만들기도 했다.

 

 

 

 

또 제 1회 ‘웃자, 놀자’ 노을빛마을축제를 열어 주민들이 직접 음악회를 하고, 영화상영을 하는 등 마을 축제를 대학축제처럼 2~3일 동안 가을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 공동체지원 공간조성사업을 통해서는 사용되지 않았던 작은 도서관을 리모델링해 재개관 했다.

노을빛마을은 공간조성을 끝낸 작은 도서관에 평생학습마을공동체예산을 지원 받아 퀼트, 한지 등의 동아리도 늘렸다. 작은 도서관이 주민 교육이나 동아리 활동, 마을행사, 축제의 중심이 되기 시작한 것.

현재 작은 도서관에서는 12개의 과목을 수업중이다. 각 과목은 입주민이나 외부인, 주민강사 등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기획했다.

강의 역시 전문가 초빙 형태가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강사가 돼 수업을 이끌고 있다. 마을 주민들 스스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것.

이 대표는 “주민의 재능기부 형태로 수업을 기획·운영하고 있다. 작은 도서관이 평생학습 공간인 만큼 각 수업은 아파트 단지 주민들 뿐 아니라 인근 동아리들에도 개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마을을 넘어 이웃과 지역 공동체로 의식적 성장 필요한 단계”

이재희 노을빛마을 공동체 노을인 대표

2015년 경기도 공동체지원 받으면서

기존의 활동 활성화시키고 축제도 개최

경제공동체 지향 정책방향 바뀌어야


- 노을빛 마을 노을인 대표를 맡게 된 이유는.

초기 입주자로 이 마을에 13년째 살고 있다. 현 동대표회장이기도 하고, 임차인 대표회 회장도 입주할 때부터 하고 있다. 공동체에 관심이 많아 아파트 입주부터 공동체 활동을 여러 가지 진행하다 경기도에서 2015년도부터 공동체지원을 받으면서 생각했던 바를 많이 구연했다.

조금씩 하던 활동을 당초 취지에 맞게 활성화 시키고, 축제를 시작하면서 마을이 풍성하게 됐다. 더 많은 주민을 만날 수 있고 더 의식이 커지면서 공간조성까지 한 것 같다.



- 노을인 회원들 구성은.

주민들이 노을인 전체 회원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굳이 말하자면 노을인 회원 수는 20여명정도다. 우리 주민 모두가 공동체 성원이라 볼 수 있으나 회원으로 활동하는 20여명이 실제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회의 땐 12~13명이 모인다. 이 분들은 다 열성 봉사자들로 자발적인 모임도 잘 하고 있다.



-노을인이 공동체활동에 있어서 추구하는 방향은.

▲ 처음에는 단순 행사로 공동체를 복원하는 단계였다면 지금은 동아리가 늘고, 주민이 스스로하는 단계이다. 다음 단계는 이웃과 공동체가 지역과 민주시민, 평화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행사에 주제의식을 담거나, 마을안에 있는 노동자에게 주목 하는 형태 등이 될 수 있다.

지금은 주민들의 관계가 더 커져 마을안에서의 관계가 충분하다. 마을안에서 더 못할 것도, 잘할 것도 없다. 이 에너지가 주변, 우리 마을을 넘어서는 관계, 학교에 우리가 더 많은 것을 베풀 수 있는 관계, 이웃단지나 주변 마을 공동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우리가 만드는 프로그램이 마을안에서 이제 단순히 학업과 문화예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의식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간으로는 마을을 넘어서고 우리 마을 주민이 내 아이를 넘어 이웃을 생각할 수 있길 바란다. 자신을 위한 것 보다는 공동체에 관심을 가지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 지자체 등에게 바라는 점은.

주민공동체 활성화에 궁극적인 목표는 공동체성 복원에 있고 현실적으로는 주민의 자치, 시민조건향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자체가 지원하는 사회적경제와 주민공동체의 마지막 경로가 경제공동체로 설정되고 있다. 이 부문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이 있다. 마을공동체가 각종 지원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실적 중심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순수 공동체가 활성화돼 주민들 스스로가 결정하고 뭘 할지 고민하는 단계로 하나하나씩 넘어가야 한다. 공동체성은 결국 관계망의 회복과 자치성의 회복이라고 본다. 일자리 창출이나 마을기업을 통한 마을주민의 이익의 모델로 가면 그 일을 하는 사람과 소비해야 되는 사람을 다시 구분 짓는 행위다.

공동체의 관심이 궁극적 지향점이 반영 안된 초보적 수준에서 온 오류다. 지자체에서도 빨리 정책 방향을 바꾸길 바란다.

/글·사진=여원현기자 dudnjsgu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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