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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조현천 전 사령관, 귀국해 조사에 응하라

군인에게 있어 별을 단다는 것, 즉 장군이 된다는 것은 평생의 소망일 뿐 아니라 가문의 영광이다. 그만큼 장성이 되기란 어렵다. 소위·중위·대위시절을 보내고, 소령·중령·대령을 거쳐 별을 달려면 통솔력과 전문성, 애국심, 열정과 함께 운도 따라줘야 한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예전엔 출신지역과 정치적인 배경도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장군들은 누구보다 명예를 중시한다. 이세규 장군이 그 대표적인 장군이다. 그는 6.25 때 초급장교로써 용감하게 싸웠고 고급장교가 된 뒤에도 집 한 채 없을 정도로 청렴하고 강직했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 때 3선 개헌에 반대 의사를 표명해 군에서 제대한 뒤 신민당 후보로 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되어 정치에 입문했다. 박대통령이 장기 집권을 위해 유신을 선포한 후 군 정보기관에 여러 차례 끌려가 무자비한 고문을 당했다. 그가 치욕스럽게 생각했던 것은 장군의 명예가 무참하게 짓밟힌 것이었다.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2002년10월16일)은 당시 그의 절규를 전하고 있다. “적군의 포로로 잡혀도 장성에게는 이렇게 하지 않는다. 나는 이제 장군으로서 최후의 것을 다 잃었다.”

생명을 걸고 나라를 지킨 장군의 명예를 인정하지 않은 군부독재 정권에 대한 항의이자 체념이 담긴 이 말을 외국 도피중인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부 사령관(당시 육군 중장)은 어떻게 생각할까? 계엄문건 작성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그는 지난해 말 계엄령 문건 파문이 일자 유학을 명목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뒤 이후 행적이 묘연하다. 현재 그의 여권 무효화와 인터폴 적색수배 심사가 진행 중이다. 도피 중에도 그는 매달 450만 원씩 군인연금을 받고 있다. 연금이 도피 자금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방부가 법 개정을 검토할 방침이다.

여권 무효화 절차와 인터폴 적색 수배 조치에도 불구하고 조 전사령관은 꼭꼭 숨어 지내고 있다. 이에 계엄 문건 수사는 중단된 상태다. 언제까지 그가 피해 다닐지는 모르지만 이제라도 귀국하길 바란다. 계엄령 문건 사건에 대한 내란음모 혐의 여부를 최종 판단하기 위해선 핵심 피의자인 조 전 사령관을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 그의 혐의는 또 있다. 기무사 요원들을 동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집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 지지 칼럼과 광고도 54회 게재하는 등 정치관여 혐의도 확인됐다. 장군은 명예가 생명이다. 도망 다니다 체포돼 압송되면 그의 명예는 사라진다. 장군답게 귀국해 조사에 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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