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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적정 친구의 숫자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국내에서 ‘발칙한 진화론’으로 번역된 책의 저자 옥스퍼드대 로빈 던바 교수는 “한 사람이 제대로 사귈 수 있는 친구의 수는 최대 150명”이라고 했다. 인맥이 아무리 넓어도 진짜 친구 수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이른바 ‘던바의 법칙’이다. 그는 ‘친구 3배수 법칙’이란 것도 발표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곤란한 상황이 닥쳤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진짜 절친은 5명, 그 다음 절친 15명, 좋은 친구 35명, 친구 150명, 아는 사람 500명, 알 것도 같은 사람 1천500명이라는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국내 설문 조사에서도 ‘진짜 친구는 5명 이하’라는 응답이 70%를 차지한것을 보면 신뢰가 간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절친’을 꼽는데 주저한다. 어려울 때 속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는 ‘신뢰와 헌신’이라는 최고의 가치를 공유한 인생 동반자인데도 막상 순위를 정하려면 여간 어렵지 않아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하다. 살다 보면 아는 사람은 많아 지지만 힘겨울 때 찾을 친구가 점점 없어져 그렇다.

최근 아주대병원이 70살 이상 노인 1천200 명을 조사한 결과 친구를 만나지 않을수록 노화 속도가 빨라질 위험이 커진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일주일에 한 번 친구를 만나는 노인은 매일 만나는 노인보다 노쇠증후군 발생 위험이 11% 높았고,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노인은 5배나 높았다고 한다.

많은 외톨이들이 이렇게 말한다. ‘그저 내 말을 들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캄캄한 어둠 속에 있는데 아무도 내게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면 밀려드는 외로움과 두려움에 스스로를 통제하기 어렵다’고.

어찌하면 좋을 지 모를 때 답답한 심정을 하소연할 사람이 아쉽고 그립다. 고단한 현실, 분하고 억울한 상황을 견디게 하는 것도 잘잘못을 따지지 않은 채 내 편을 들어주는 누군가의 위로와 격려다. 해결책을 내놓거나 뭔가 보태주지 않아도 상관없다. 같이 어울리고 내 말을 들어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노년을 위해 이런 친구 한둘쯤은 잘 챙겨두어야 할것 같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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