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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사의 시선]새해를 맞이하는 자세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보내는 지난해의 아쉬움보다 다가올 새해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새로운 해에 주어질 일과 자신들이 기대하고 바라는 소망을 계획 하게 된다.

지나버린 일들의 결과와 부족하고 아쉬웠던 기억을 잊어버리고 떨쳐 버리고 싶은 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 여겨지는 것은 굳이 유쾌하지 않은 과거 속에 얽매여 있지 않으려는 이유라 생각된다.

하지만 지나치게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로 인해 정작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새해도 중요하지만 지난해의 잔상 속에 남겨진 미완의 과제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 맡겨졌던 일을 비롯 지난 시간 속에서 만난 이들의 인연과 다가올 인연들 모두 귀하다. 지나온 공간과 내딛는 땅 모두 버릴 곳이 없다. 내가 묵은해를 보내는 것이 아니고 묵은해가 나를 스쳐 지나가지만 그저 없어질 시간과 기억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큰 것에 대해 집착하는 일반화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일과 과정 속에 큰 것과 작은 것,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가리는 습성이 있다.

지난해와 새해를 구분하는 것도 지난해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작은 것으로 치부해버리고 새해는 크고 중요한 것이라 여기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 일반적인 생각으로 인해 우리는 습관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과의 관계를 비롯 모든 일에 있어서 크고 중요한 것만 염두에 둔 까닭에 사소한 것을 그저 흘려버리게 되어 나중에 큰 대가를 치르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1986년 1월 28일 우주왕복선 챌린저호는 7명의 승무원들을 태우고 온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받으며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되었다. 그러나 그 비행선은 발사된 지 정확히 1분 13초 만에 공중에서 폭파됐다.

그런데 최고의 기술로 집합된 우주비행선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가 싶어 세계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결과는 다소 허망했다. 나사(NASA)의 조사에 의하면 이 비극의 원인은 주 엔진에 붙은 두 개의 부스터를 위해 너트(nut)가 필요한데 그 너트의 결함 때문이었다고 한다. 현대 기술의 총집합체인 우주 왕복선이 작은 너트(nut)의 결함으로 폭발해 버린 것이다. 당시 이 사건은 우리로 하여금 작은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우리는 종종 작은 것을 비롯 가까이에 있는 이들에게 대수롭지 않은 듯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일상에서 내가 찾는 것, 내가 가고 있는 그 자리에, 늘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는 그것이 있음을 우리는 잊고 살아가게 된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함에도 우리는 그것들을 잊고 살아간다. 작고 사소하게 여기는 것들로부터 우리의 존재적 의미를 찾는 것이 행복인 것을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다.

우리에게 주어진 새해를 잘 살기 위해 계획하고 소망하며 꿈을 꾸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난해를 지내오는 과정 속에 부족했던 것과 미완의 것들 그리고 주변 사람과의 풀지 못한 숙제를 송구(送舊)라는 의미의 정당성으로 여기지 않아야 한다.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가르침이 있다. 국가든 개인이든 책임에 대한 것은 시간이 흐르고 해가 바뀌어도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작은 것은 흘려보내고 큰 것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작은 일도 챙겨야 나중에 큰 것도 챙길 수 있는 힘을 가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옛것을 미루어 새것을 안다는 가르침을 생각해 보면서, 지난 것에 대하여 해결할 것은 해결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지난해의 나태하고 게으름 그리고 무지함을 반성하며 새해를 살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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