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칼럼]기우회, 민간 자율조직으로 재출발
[김훈동칼럼]기우회, 민간 자율조직으로 재출발
  • 경기신문
  • 승인 2019.01.0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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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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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경기도지사 회장
대한적십자사경기도지사 회장

세상살이라고 하는 것은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 벼랑 끝에 몰렸을 때 살 방법은 스스로 길을 내는 방법 밖에 없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탈회 선언으로 기우회(畿友會)가 해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말끔히 불식시켰다. 회원 1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89%가 ‘존속해야 한다’고 표명했다.

예로부터 지역마다 협력과 소통, 친목을 위한 크고 단체모임이 있다. 경기도엔 1991년에 창립된 ‘기우회’가 있다. 도단위 기관·단체·기업체 대표 또는 이에 준하는 사회지도층 인사가 회원이다. 도내 공공기관 및 주요단체, 기업체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여론수렴과 정책대안 제시 및 사회봉사 활동을 통하여 경기도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결성됐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오피니언 리더의 모임으로 지난 27년간 경기도 발전에 기여했다.

기우회는 당연히 그 중심에 경기도지사가 있다. 아니 도지사의 자력(磁力) 때문에 행정이 뒷받침 되어 여기까지 온 것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매월 조찬간담회 석상에서 우수 기업인들을 도지사가 따뜻하게 격려하며 표창장을 수여했다. 박수로 이들을 응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도지사 취임 후 한 번도 기우회에 출석치 않아 취임 초라 업무 파악 때문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탈회 표명으로 기우회가 뒤뚱거릴 위기에 처했다. 그럴 만도 하다. 기우회가 창립된 이래 도지사의 탈회는 없었기에 회원 모두가 의아(疑訝)했기에 그렇다.

그러나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염태영 수원시장등이 나서서 기우회 지지와 응원이 뒷받침되어 안정을 조기에 찾게 됐다. 기우회는 전체 회원을 12개조로 편성하여 20명 안팎의 회원이 한 조를 이룬다. 조별로 대표와 간사를 각각 1명씩 두고 당번제로 매월 조찬 간담회를 주관해 왔다. 물론 조찬 비용 일체는 회원들의 회비로 처리된다.

경기도 예산이 투입되는 모임이 아니다. 다만 경기도로부터 운영과 진행 등 행정지원을 받아왔다. 기우회 12개조의 간사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이끌던 당연직 이화영 평화부지사마저 동반 탈회하여 실무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회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탈회 입장을 밝혔다. “관(官)이 주도하는 기존의 운영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고 소회를 비치면서 “도민 여러분과 관련 기관 등 안팎의 의견을 두루 수렴하며 심사숙고한 끝에 기우회의 탈회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27년간 기우회를 거쳐 간 많은 기관·단체·기업대표들이 중앙무대에 진출하여 경기도를 알리고 경기도의 지원세력으로 역할을 했다. 또한 그간 기우회는 성금을 모아 군경위문, 불우계층 위문, 순직소방관 가족위문 등을 해마다 각 조별로 맡아 자율적으로 진행해 왔다.

도지사 탈회로 이어진 수습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은 27년 기우회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두 차례 기우회 대표단 조찬간담회를 통해 기우회 향후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회원들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현 회원 183명 중 79%에 해당하는 145명이 응답했다. 그 결과 기우회가 ‘존속해야 한다’가 89%의 응답률을 보였다. ‘지속 참여하겠다’는 회원도 86%에 달했댜. 기우회 운영은 ‘회장단 선출이 필요하다’가 52%를 점하고, ‘현행 조별대표 유지’가 36%을 차지했다.

11월 기우회 당번조가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임시의장을 선출하고, 운영위원회에서 기우회 회칙개정안을 마련 12월 기우회 당번조가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함으로써 민간 자율모임으로 재탄생하는 기반을 다졌다. 새로운 회칙에 따라 회장에 필자를 만장일치로 선출하고, 회장의 지명으로 남창현 농협경기지역본부장을 사무총장으로 선임하여 체제를 흔들림 없이 마련했다.

2019년 기해년부터는 경기도 공직자의 도움 없이 회원 스스로가 팔을 걷어 부친다. 필자는 취임 인사말에서 분명한 어조로 밝혔다. “민주도로 기우회가 동요 없이 당당하게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임기가 1년이지만 6개월만 맡고 저보다 더 연부역강(年富力强)한 분에게 바통을 넘기겠다”면서 단호한 의지를 표명했다. 우린 남이 닦아놓은 길만 따라갈 게 아니라 새로운 길을 내야한다. 그것이 ‘민간주도의 기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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