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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선택이 기회다

 

 

 

밤 10시 입시학원이 밀집되어 있는 서초구의 학원가를 서성였다. 학원에서 쏟아져 나오는 젊은이들로 거리가 꽉 찼다.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데 가방하나씩 둘러맨 학생들이 삼삼오오 서둘러 귀가 중이다. 그중 많은 학생은 근처의 숙소로 찾아들고 몇 몇은 대기 중인 승용차에 올라타기도 했다.

묵직한 표정의 젊은이들이다. 수능 끝나고 대학입학 정시 원서를 넣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도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는 것은 필시 재수하거나 전과를 위한 준비생일 것이다. 경상도에 사는 조카가 재수를 결정하면서 입시학원과 숙박시설도 알아보고 주변 환경을 둘러보기 위한 행보다.

고등학교 3년 과정동안 성적이 좋았는데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실패하면서 원하는 성적을 받지못 한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재도전을 결정했다. 학생은 학생대로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있고 부모는 부모대로 자식을 먼 곳에 홀로 떼어놓아야 한다는 마음의 짐을 함께 안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고 상담했던 학원을 찾아가 아이의 성적과 비교하면서 상담을 진행했다. 학생에 관해서는 성적 말고는 아무것도 관심이 없었다. 오직 학생의 성적에 맞는 반을 선정하고 그에 따라 투입되는 교사들의 프로필과 그 학원을 통해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만이 모델이 되어 학원의 이미지와 학원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작용되는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물론 원하는 대학을 진학하기 찾은 곳이고 학원은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통해 성적을 향상시키는 것이 최종목표이기는 하지만 이렇듯 치열하고 무거운 학습과정에서 견뎌야하는 수험생들 또한 안타깝다.

숙소 또한 만만치가 않았다. 학원가 근처에 밀집되어 있는 숙소는 입시생을 전문으로 받고 식사와 청소 그리고 학생의 생활지도를 해주는 기숙사 사감 같은 분위기다. 1인 1실을 배정받고 기상 시간과 통금시간이 정해져 있으며 사용료 또한 부담되는 가격으로 웬만한 서민층에서는 재수는 엄두도 못 낼만큼 경제적 부담도 크다.

초. 충. 고등학교의 수업과정이 대부분 대학진학을 위한 준비과정이라 해도 무리가 아닐 만큼 우리사회는 대학진학에 많은 것을 투자하고 있다. 인성보다는 성적이 학생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어느 학과에 합격했는가 보다는 어느 대학에 진학했는가를 평가기준으로 삼다보니 수험생이나 그 부모도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물론 우리아이는 10여전에 그런 과정을 거쳤다. 예능을 전공했고 그에 맞는 대학진학을 했다. 본인이 알아서 진로를 정했고 학교를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사회활동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어떤 대학을 가기위한 노력보다는 진정 자신의 꿈과 목표에 걸 맞는 학과를 찾아 진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엇보다 본인의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말할 때 고마웠듯 부모의 욕심과 기대치보다는 자녀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젊은이답게 도전하고 맘껏 날개를 펼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 원하는 대학과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 재수를 해서 1년 쯤 늦게 출발할 수도 있지만 그 간절함이 상업적이 되거나 기성세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젊은이가 우리의 미래이듯 그들의 결정을 믿고 응원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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