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생활에세이]아는 것이 아는 것이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온다. 연휴이고 비도 오고 하니 그냥 집에 있을까 하다 그래도 어제 그 젊은 친구들이 올지도 모르고 집에 있으면 뭐하나 싶어서 여느 때처럼 출근을 했다.

난로도 피우고 컴퓨터도 켜놓고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는데 문득 어제 저녁에 일이 생각 나서 시계를 보니 10시가 다되어 간다. 어제 그 친구들은 갔나 보다. 일찍 나왔으면 도움을 줄 수도 있었는데 좀 늦게 나온 게 왠지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수증기가 잔뜩 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사람이 있어 바라보니 그 친구들이다.

“아니! 아직 안 갔어?”하고 물으니, “예 비가 와서 늦게 나왔어요”하면서 도움을 청한다. 인터넷에서 버스 시간을 보니 아직 멀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터미널로 가서 표를 끊으려 하니 12시 25분 차가 있다. 시간을 이야기해주며 얼굴을 바라보니 “급하지 않아요, 그 차로 가면 돼요” 한다.

차표를 무인발급기에 받으니 또 한 친구도 발급을 해달란다. 아니 어제 동대문 간다고 하지 않았어, 동대문은 청량리 가는 버스 타고 청량리에서 내려서 환승하면 금방이야 하니 수원에 갔다가 동대문을 같이 간다며 표를 끊어 달라고 한다. 두 시간이 넘게 남았으니 사무실로 같이 왔다. 어제는 거절하던 커피를 한잔 줄까 하니 고맙습니다, 하기에 얼른 물을 끓여서 커피 세 잔을 탄다. 여유롭게 난로 옆에서 맛이 제법 괜찮은 애터미 누룽지를 점심 대용식으로 먹으면서 궁금한 것들을 물어본다.

젊은 친구들에 모국인 네팔에 대해서 몰랐거나 어설피 알았던 것들을 하나하나 알아 가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나의 무지함에 허탈감이 나타난다.

네팔은 왕정 국가지, 왕이 어느 분이야 하니 왕이 없는데요, 한다. 분명히 왕이 있는 나라로 배운 거 같은데 하며 다시 물으니 왕이 없고 공화제라기에 얼른 휴대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2007년에 왕정이 무너지고 연방제 의원 내각제를 하는 공화국이란다.

머쓱해진 나는 수도는 카트만두가 맞지 하니 그렇단다. 이참에 좀 관심이 있다는 표현을 한다는 것이 여기 한국에 오니 따듯하고 좋지 네팔은 무척 추운 나리지 하고 말을 하니 손사래를 치면서 아니에요 여기 오니 너무 추워요 한다.

아니 이건 뭔 소리야 늘 눈이 덮여있는 히말리아 산맥에 에베레스트 산이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보다 따듯하다니 그것도 남쪽으로 길게 뻗은 나라도 아니고 히말리아 산맥을 따라 길쭉하게 분포되어있는 국토인데 그런 나라 네팔이 우리보다 따듯한 나라라고 하니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또 인구는 얼마냐고 물어본다.

묻는 말속에는 천만이 좀 안되지 하고 넉넉하게 인심 쓰듯 했는데 더 된단다. 그럼 국토는 얼마나 되지 하고 우리나라 경상도 전라도를 합한 정도 되겠지 했는데 더 크다고 한다.

또다시 손안에 든 지식을 활용하니 2008년 5월 28일에 네팔 연방 민주공화국 이 수립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최근에 세워진 민주 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약 1.4배의 국토와 삼천만 명의 인구를 가진 나리이며 국토는 93번째 인구는 41번째로 많은 나라라고 알려준다.

알고 보니 네팔이 결코 생각처럼 적은 나라가 아니라는 생각과 더불어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제대로 아는 것이 아는 것이 아니구나, 그래서 어른들이 뭐든지 장담은 금물이라고 하는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