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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나우루에서 배우는 교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놓고 보수라고 자처하는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빅딜’이냐 ‘스몰딜’이냐 하는 프레임을 씌어 국민을 혼란하게 만들고 있는 듯하다. 반면 JTBC 뉴스룸에서는 “정확한 정의조차 없는 ‘스몰딜’이라는 단어로 정상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그 내용과 결과를 깎아내리려는 일종의 프레임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사단법인 평화의길 이사장 명진 스님은 최근 총회에서 “70년 동안 적대적 관계로 지내왔던 북미와 그리고 남과 북이 이제 화해공존 평화의 시대로 가는데 어떻게 그게 ‘빅딜’이나 ‘스몰딜’이냐 그렇게 간단하게 얘기할 수 있겠는가?”라고 언급했다.

‘빅딜’이면 어떻고 ‘스몰딜’이면 어떠하다는 것인지 프레임을 펼치고 있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평가기준도 합당하지 않은데 ‘안보 대참사’라거나, 실질적인 로드맵이 없는 것으로 단정하면서 정치적으로 평가 절하와 우선 비판하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전 정부에서는 남북대립의 각만 세우고 안보만을 강조하면서 정권을 유지했던 때도 있지 않았던가.

세상에 영원한 것이란 없다.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의 하나였던 나우루공화국. 면적이 고작 울릉도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이 작은 나라는 인구가 1만 2천 명에 불과하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인 나우루공화국은 신이 선사한 선물 덕분에 풍요로운 국가가 됐다. 신이 이 작은 나라에 준 선물은 다름 아닌 새똥이다.

바닷새의 똥이 산호초 위에 수천 년 동안 퇴적돼 만들어진 인광석은 고급비료의 원료로 사용되었기에 나우루공화국은 말 그대로 돈방석에 앉은 셈이었다. 1980년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였다. 국가에서 교육비와 병원비를 대주고 집까지 마련해주니 일할 필요가 없었으며, 세금도 공짜, 집안일도 남아도는 돈으로 외국인 이민자를 고용해서 해결했으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행복과 부는 차츰 모래성이 무너지듯 이상한 조짐을 보였다. 더 이상 일을 하지 않아도 된 국민들은 전체 인구의 90%가 비만이고, 50%가 당뇨라는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돈다발로 침대를 만들어도 이상할 게 없어 보이던 나우루공화국은 점차 몰락의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무분별하게 인광석을 채굴하는 바람에 자원은 고갈됐고, 국고는 바닥났다. 인광석 수출이 위기를 겪게 될 경우를 대비한 준비나 계획은 전무했다. 인광석 수출량이 대폭 줄어들자 호구지책으로 벌인 일이 전 세계의 은밀한 검은 돈을 세탁해주고 테러리스트들의 피신처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9.11테러 이후 미국이 불법적인 자금 세탁을 근절하겠다고 나우루공화국 은행의 거래를 막아버리는 바람에 파산지경에 이르게 됐다.

고가의 자동차가 기름 넣을 돈이 없어 거리 곳곳에 방치된 나우루공화국의 을씨년스러운 광경은 한 가지 교훈을 진하게 남겼다. 무능하고 태만한 나우루 정부와 정책의 실패, 한치 앞도 못보고 오늘의 쾌락에 미래를 팔아먹지 말라는 것이다.

북의 협상열차는 출발하여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 필자는 회담 이후 한반도 상황변화에 대한 다음의 추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첫째, ‘신한반도 체제’ 구상을 위한 국민적 호응을 이끌어내야 한다. 둘째, 한반도 정세변화에 따른 국내 정치권의 초당적인 대처를 위한 기구의 재편과 인재의 등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셋째, 남북 철도·도로연결부터 남북 경제협력 사업까지의 로드맵 재설계를 진행하여야 한다. 넷째,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단계적 준비를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단계적 실행 로드맵 속에 나우루의 사례에서처럼 위기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것에 대비한 입구론과 출구론이 포함된 구체적 위기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주지해야 한다. 특히 안일한 나우루 정부의 정책 실패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과 정치권의 초당적 접근방안을 마련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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