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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

/강빛나

당신의 무게
벚꽃잎보다 가벼웠나 봐요

해가 안 뜨는 줄 알았는데
밥을 먹어요

새벽보다 먼저 일어나고
저녁보다 늦게
잎이 돋았다고 당신은 더 뛰고
비가 온다고 나는 우산을 돌렸어요

잠시, 당신 이마에 주름이 몇 개였나를 생각을 하다가
내일 아침 찌개에는 뭘 넣을까 고민해요

벚꽃 뿌리였던 당신

당신이 없는데
어떻게
봄이 오는지
별 것이 아닌지

 

 

 

 

삶과 죽음은 한길이다. 삶은 짧은 순간 떨어지는 유성과 같다. 또한 삶은 내가 나라고 불릴 때, 당신이 당신으로 있을 때만이 비로소 서로에게 쉼을 주고 은신처가 된다. 그러나 살다보면 준비되지 않은 이별, 원치 않는 이별, 어쩔 수 없는 이별 등, 수없이 많은 이별을 접하며 살게 된다. 그리고 고독이라는 짐을 홀로 져야하는 때가 누구에게나 기어이 오고야 만다.‘해가 안 뜨는 줄 알았는데/밥을 먹어요’ 화자는 슬픔의 깊이를 처연하게 가슴으로 몸으로 수행하고 있다. 새벽보다 일찍 일어나 나를 챙겨주는 당신의 주름살을 기억하려하지만 현실적인 내일 아침이 그것을 가로 막는다.벚꽃의 뿌리를 이제야 알게 된 ‘나’는 당신 없이 어떻게 봄이 오고, 꽃이 피는지 별일 없이 오늘도 밥을 먹고 이렇게 살아내는지 그것이 잠시 무겁고 또 잠시 고독할 뿐이다. 이것이 인생 이라고 스스로에게 넌지시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이채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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