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재생산할 권리’ 페미니즘의 질문들

낳는 문제·재생산 기술에 대해
8명의 기고자가 각자 견해 담아

 

 

 

최근 재생산권 논의가 활발하다.

‘가임 여성’만으로 대상으로 하는 ‘출산력’ 지도가 뭇매를 맞았고, 임신 중절을 범죄화하는 ‘낙태죄’ 폐지와 안전한 임신 중절 시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시점에서 ‘재생산할’ 권리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옥스퍼드 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인 머브 엠리는 ‘생물학적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고 싶어 하는 욕구’에 대해 페미니즘이 더 포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정자 및 난자 공여, 난모세포 동결 보존(소위 ‘난자 냉동’), 체외수정,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 등의 의학 기술이 시스젠더 이성애자 커플의 임신, 출산뿐 아니라 그간 재생산 논의에서 거의 배제되어왔던 주체들을 드러낸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자칫 ‘생물학적 아이를 원하는 욕구는 자연스럽다’는 주장으로 읽힐 여지가 있지만, 엠리의 초점은 재생산과 관련해 ‘자연’과 ‘인공’의 경계에서 새로운 주체들과 마주쳤을 때 페미니즘과 이 사회가 어떤 고민과 실천을 해야 하는지 모두의 성찰을 촉구하는 데 있다.

시스젠더 이성애자 커플에게만 ‘자연스러웠던’ 재생산은 재생산 기술을 매개로 비혼 여성, 레즈비언 커플, 트랜스젠더에게도 ‘자연스러운’ 것이 됐다.

엠리는 이를 다섯 개 사례를 통해 매우 신중하게 보여준다.

구글, 페이스북 등이 회사 복지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난자 동결 시술비 지원 혜택을 받은 비혼 여성 S, 정자 주입술에 실패한 후 체외수정을 선택한 B, 정자를 공여받아 체외수정을 하기로 한 레즈비언 커플 N과 K, 트랜스젠더 여성과 시스젠더 레즈비언의 임신 준비 사례가 그것이다.

한편, 엠리는 이들의 사례를 통해 부정확한 정보로 인한 부작용이나 기술의 과도한 개입이 초래하는 신체의 대상화, 엄청난 비용, 일종의 실험체처럼 여겨지는 시술 환경 등도 낱낱이 지적한다.

그리고 글 전반에서 중요한 두 가지 중요한 논점을 제기한다.

요컨대, 재생산은 ‘자연적’이기만 한 것도 ‘인공적’이기만 한 것도 아니며, 신체는 ‘정치적 올바름’에 부합하도록 구성되거나 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민수기자 jms@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