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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아포리아]행복한 부부 관계의 열쇠 ‘신념 체계’

 

 

 

휴일 오전에 집으로 택배가 배송되었다. “인터넷으로 뭐 샀어?”라는 배우자의 질문은 부부의 평온한 하루를 불편한 하루로 바꿨다. 배우자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반대 상황이라면 배우자는 어떤 반응을 할까?

배우자의 예상치 못한 반응으로 인해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말에 대한 배우자의 반응에 마음이 상하고 그것이 더 큰 갈등을 불러온다.

“인터넷에서 뭐 샀어?” / “내가 필요 없는 물건 샀겠어? 당신은 왜 사사건건 트집이야?” / “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 뭐 샀느냐고 물어본 게 그렇게 화낼 일이야?”

물론 질문하는 사람의 억양이나 태도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누적되어 있던 감정이 폭발해서 발생한 다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부부 사이 소통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상당수는 부부가 서로 가진 신념 체계(belief system)로 인해 발생한다.

의사소통은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에게 언어적·비언어적 메시지를 보낸다. 다음, 듣는 사람은 자신의 신념 체계를 통해 메시지를 해석한다. 마지막으로 듣는 사람의 해석에 따라 말한 사람에게 반응한다.

메시지 해석은 신념 체계에 기초한다. 듣는 사람은 상대방의 의도가 아니라 자신이 듣고 싶은 대로 듣는다. 보고 들은 것을 이해(해석)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신념 체계이다. “인터넷에서 뭐 샀어?”라는 질문은 배우자의 어떤 신념 체계를 작동시켰기에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타났을까?

데이비드 올슨(David Olsen Ph.D)과 더글라스 스티븐스(Douglas Stephens Ed.D)은 ‘The Couple’s Survival Workbook’에서 부부 사이에 존재하는 신념을 네 가지로 분류한다.

첫 번째, ‘성차에 관한 신념’이다.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고 하지만 성차에 관한 신념은 부부 사이에서 여전히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 먼저 자신이 가진 배우자 성(sexuality)에 대한 신념 점검이 필요하다. 남자와 여자의 대화 방식은 다르다고 생각하는가? 남자와 여자의 주 관심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성차에 대한 잘못된 신념은 배우자의 메시지를 왜곡시킨다.

두 번째, ‘결혼생활에 관한 나의 신념’이다. 행복한 부부의 모습에 대한 생각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행복한 부부 모습은 무엇인가? 함께 여행하는 모습일 수도 있고 손을 잡고 산책하는 모습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가? 절약, 가사 분담이나 자녀일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현재 자신의 결혼 생활과 배우자의 행동(노력)을 해석한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인해 현재 자신의 결혼생활을 불행하다고 생각하거나 배우자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배우자에 관한 신념’이다. 배우자를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충동적인 사람, 부탁이 아닌 강요를 하는 사람 등 우리는 배우자를 편견의 안경을 쓰고 바라보기도 한다. 문제는 부정적인 편견을 통해 만들어진 신념에 의해 배우자의 메시지를 잘못 해석한다는 것이다. 설령 배우자의 행동 변화가 일어나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배우자에 관한 잘못된 신념은 부부 사이의 거리를 멀어지게 한다.

네 번째, ‘자신에 관한 신념’이다. 이 신념은 좋은 부부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자신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자기 인식과 성찰이 부족하기 때문에 모든 잘못을 배우자에게 돌린다. 배우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배우자를 비난하거나 회피 반응이 나타난다.

부부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소통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합리적인 신념 체계는 부부의 소통을 방해한다. 자신이 가진 신념 체계를 점검하지 못한다면 부부 아포리아(난관)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행복한 부부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열쇠는 배우자가 아닌 ‘나’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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