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지갑에 넣고 다니는 돈이 3년 전보다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계의 ‘거래용 현금’(지폐) 보유액은 평균 7만8천원으로 2015년 11만6천원보다 3만8천원(33%) 줄었다.
이는 설문 응답자가 지갑이나 주머니에 소지한 현금이 얼마인지를 조사한 결과로, 물건 구입비나 경조사비 등을 낼 목적으로 들고 다니는 현금 보유액이 크게 줄었음을 뜻한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10만5천원)가 가장 많은 현금을 가지고 다녔고, 40대(9만1천원), 60대 이상·30대(6만7천원)에 이어 20대가 5만4천원으로 가장 적었다.
가계 지출액에서 현금 비중은 32.1%로 신용·체크카드(52.0%)보다 크게 적었다. 3년 전 조사에서는 현금(38.8%)과 신용·체크카드(37.4%) 비중이 비슷했지만 카드 사용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용도별 현금지출액을 보면 상품·서비스 구입 61.8%, 개인적 이전지출·경조금 등 개인 간 거래가 37.6%를 차지했다.
현금으로 상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는 장소별 비중은 전통시장(40.2%), 슈퍼마켓(24.4%), 편의점(10.3%) 순이었다.
비상시에 대비한 ‘예비용 현금’은 조사대상 가계의 23.3%가 보유한다고 응답한 가운데, 보유 가계당 평균 규모는 54만3천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조사 때는 조사대상 27.0%가 평균 69만3천만원을 가졌다고 응답, 예비용 현금도 3년 새 22%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없는 사회가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48.7%가 ‘낮거나 없다’고 응답했다. 반면 절반이 넘는 51.3%가 ‘중장기적으로 있다’(35.4%) 또는 ‘단기간 내 있다’(15.9%)고 답했다.
한편 기업은 75.8%가 100만원 미만의 현금을 보유 중이라고 응답해 2015년 조사 때 비중(76.6%)과 큰 변동이 없었다.
한은 관계자는 “설문조사 특성상 정확한 현금 보유액을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다만 3년간 현금 보유 관련 사회·경제적 트렌드 변화를 추정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10월 22일∼12월 5일 가구주 1천100명, 종업원 5인 이상 기업체 1천100개(현금전문 취급업체 100개 포함)를 상대로 방문면접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주철기자 jc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