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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가자! 가자! 도서관으로

 

 

 

봄을 맞아 공공도서관에서 준비한 다양한 행사가 풍성하다. 각종 공연에서부터 만들기 강좌, 인문학 강좌 등 마음먹고 시간만 낸다면 책과 함께 즐거운 시간 속에 흠뻑 빠져볼 수 있다.

행정 직렬로 공직에 들어와 20여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부서에서 일해 왔지만, 도서관 근무로만 치자면 이제 갓 7개월을 넘긴 신입직원이다. 사서 직렬인 팀원들이 도서관 업무에서는 한참 선배들이다.

도서관 직원들은 바쁘게 시간을 보낸다. 좀 더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해 제공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이다. 어린이도서관만 보더라도 다문화 북스타트 책놀이와 어린이스토리텔러 양성과정 등 각종 프로그램을 기획, 추진 중이다.

도서관에 근무하게 되면서 두 가지 인상 깊은 일을 경험했다. 먼저, 사서라는 직업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사서는 책을 대출해 주고, 책꽂이에 꽂고, 도서를 소개해 주는 일을 하는 직업군이었는데, 막상 도서관에 근무해보니 그 일은 사서의 수 많은 일 중에 한가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도서의 대출, 반납, 관리에 더해 시민들의 요구를 파악, 분석해서 독서진흥을 위한 수준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홍보하는 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었다.

도서관 직원들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강사를 섭외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지난’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프로그램 내용을 꼼꼼히 검토하고 강사와 강의 일정을 맞추는 것도 세 번, 네 번 이상 거듭되는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어려움의 가장 큰 원인은 예산문제이다.

시중보다 훨씬 저렴하게 책정된 예산액의 강사료 부족을 사서들은 그야말로 노력과 끈기로 이겨낸다. 강의 일년 전부터 작가에게 수시로 메일을 보내고, 전화 연락을 하고, 공공도서관의 형편을 이해해 달라고 읍소까지 해서 모셔온 강사분들이 부지기수다.

강사 섭외를 위해 수많은 시간을 할애해야만 하는 정보탐색과 독서는 기본이다. 어제 기획해서 오늘 올리는 얄팍한 프로그램들이 아닌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시민분들께서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도서관의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다. 무료이기 때문에 쉽게 강의나 공연을 신청하고 별다른 연락 없이 불참하는 일은 도서관 직원들을 맥 빠지게 한다.

또 다른 하나는 도서관에 새 책이 아주 많다는 사실이다.

어린이도서관을 살펴보면 올해 신간 도서 구입예산이 5천200만원에 이른다. 어린이 도서를 4천여 권 이상 살 수 있는 예산이다.

다문화 특화도서관의 강점을 살리기 위한 다문화 도서 구입비도 1천만원 책정되어 있다.

1890년대 이전 미국에서는 어린이가 도서관에 출입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어린이와 개는 출입 금지’라고 표지판을 걸어놓은 도서관도 있었다고 하니 지금은 상상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책과 도서관의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나열할 수 없는 수많은 장점도 그렇지만, 어린 시절의 도서관 방문 경험은 인생을 살면서 언제라도 도서관을 통해 학습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복주머니 하나를 허리춤에 꿰차는 일이 아닐까 싶다.

도서관에는 책이 중요하다. 이용자도 중요하다. 어린이도서관에는 도서관을 방문해 주는 아가와 어린이들, 함께 와주시는 부모님들이 중요하다. 그리고 책과 이용자와의 관계를 잘 이어주는 사서를 포함한 도서관 직원들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도서관에는 그 발걸음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고, 좋은 교육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올해 도서관 공식표어는 “도서관, 어제를 담고 오늘을 보고 내일은 짓다”다.

도서관은 정말 그런 곳이다. 가자! 가자! 도서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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